조은지전주시설관리공단 스포츠사업2팀
화산체육관에서 근무한지도 벌써 1년이 다됐다.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작년 7월 1일. 화산체육관을 자주 찾는 시민들이 화가 났다. 자유롭게 출입하던 곳이 통제되고 자꾸만 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이용료는 냈지만, 빡빡해진 환경에 눈을 흘기고, 고함치고, 따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었다. ‘밝게 맞아주고 싶은데,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믿어줄까’ 너무 어려웠다.
 
무턱대고 웃기로 했다. 옛말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그래 한번 정성껏 웃어보자. 언젠가는 알아 주시겠지…

열심히 웃었다. 사람보고 웃고 거울보고 연습하고, 그런 모습이 우스워 웃을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안면근육이 너무 아파서 속으로 눈물까지 흐를 때도 많았지만, 나는 항상 미소를 지었다.
 
통해서일까? 사람들도 나를 보고 웃었다. 기뻤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왠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심전심이랄까, 고객들 또한 나의 형식적 웃음에 그냥 답해줬다는 사실을 알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형식만이 오간 것이다. 반감은 여전했다.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번에는 정말 해답이 없을 것 같았다. 오죽했으면 사람 마음 움직이는 방법에 대한 책자까지 검색해 봤을까. 그러나 유익했다. 특히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감성마케팅은 나에게 ‘바로 이거다’라는 신념까지 갖게 했다. 상대방의 호감, 이익, 재미 등으로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했다. 바로 관심이었다. 정말 체육관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스스로 먼저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학원이 불황이라는데 괜찮으신 거죠?(학원 원장님)”, “아이 아픈 곳은 다 나았나요?(주부)”, “기말고사 잘 보았니?(학생)”. 진심으로 걱정했다.
갈증 해소를 위해 안내창구에 생수를 준비하고 혹시 다칠까 구급약품을 비치하는 등 고객을 위한 작은 마음을 아낌없이 보여드렸다. 탁구라켓과 탁구공을 무료로 대여하기도 했다. 재미도 더했다. 듣기 좋은 농담부터 유머 섞인 이야기까지 가능한 즐겁도록 흥미로운 대화를 해나갔다.
 
처음 해보는 말들이라서 무척이나 어색하고 혹시나 모를 반응에 두려움도 가졌지만 정성이 갸륵했을까, 통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고, 오히려 먼저 말을 건네주는 고마운 분들까지 생겨났다. 커피나 과자를 사다 주시고 집에서 싸온 과일과 음식을 주셨으며, 심지어 감기 들지 말라고 보약까지 챙겨주셨다. 생기를 불어넣는 삶의 원동력이었다.
 
1년이 다된 지금 무척이나 보람을 느낀다. 한층 편하고 나아졌다는 고객들의 평도 좋지만, 내 인생을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게 해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화산체육관 정문에서 고객들을 향해 환하게 미소 짓는다. 그들을 사랑하는 만큼, 그리고 희망찬 나의 미래를 값지게 살아가기 위해…. 나를 알아주는 그분들이 있어 행복하다. 
 
/전주시설관리공단 스포츠사업2팀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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