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 고을에서 진상품 3가지를 올린 유일한 지역은? 바로 완주 고산이다.

조홍시(일찍 익은 홍시), 건시(곶감), 홍시(늦가을 잘 익은 홍시)를 차례차례로 올려 보냈다고 한다.-전라도

경기전에 수복(守僕, 지금의 청원경찰) 210명, 금화(禁火, 지금의 소방관) 100명이 근무했다는 사실. 경기전 상량문에 적혀있는 내용이다.-전라도 보유

이 같은 사실은 전주대학교가 펴낸 '국역 여지도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9일 전주대학교(총장 이남식)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왕조실록' '비변사등록' '승정원일기' 등 조선시대 대표적 정사(正史)에 버금가는 조선후기 인문지리지인 '여지도서(輿地圖書)'가 8년 동안의 노력 끝에 '국역 여지도서' 50권(전주대학교 고전국역총서1)으로 완역됐다"고 발표했다.

 여지도서는 1757년(영조 33)부터 1765년(영조 41) 사이에 편찬된 조선 팔도의 전국 지리지로서 채색 지도가 포함된 필사본으로 1973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영인본을 발행하였다.

'여지도서'에는 군현(郡縣) 읍지 295개, 영지(營誌) 17개, 진지(鎭誌) 1개 등 모두 313개의 지리지로 구성돼있는데 경기도·경상도·전라도·충청도 지역 일부 고을이 누락돼있다.

영인본은 '여지도서'에 누락된 40개 고을을 보유편으로 추가하여 총 353개 고을의 지리지를 실었다.

'여지도서'는 각 고을별로 해당 고을의 채색 지도를 맨 앞에 싣고, 도로망, 건치연혁(建置沿革), 고을 이름, 형승, 성곽, 관직, 산천, 성씨, 풍속, 궁실(宮室), 학교, 사당, 관공서, 제언, 창고, 특산물, 역원, 목장, 요새, 봉수, 누정(樓亭), 사찰, 고적, 군부대, 명환, 충신, 효자, 열녀, 제영(題詠), 밭, 논, 진상품, 각종 세금 명목, 관리 녹봉, 군사 숫자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또한 객사(客舍), 성곽, 정자, 누각 등에 걸린 기문(記文)과 한시(漢詩) 등도 망라돼 있다.

이처럼 여지도서는 조선전기의 인문지리를 종합 정리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증보한 인문지리지로서, 조선후기 지역사 연구는 물론이요 조선후기 역사연구에 필수적인 자료다.

'국역 여의도서'는 영인본을 한글로 번역한 것으로 전체 구성은 1권 강도부(강화), 2~3권 경기도, 4권 경기도 보유에서 44~47권 전라도, 48~50권 전라도 보유 등 모두 50권으로 돼 있다.

연구책임자인 변주승 교수(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전공)는 이번 출판의 의미에 대해 한마디로 "인문한국학의 수원지가 마련됐다"고 자평하고 "여의도서에는 10만 명의 인물이 등장하며 한시(漢詩)만해도 3천500수가 넘게 실려 있다.

이를 문화콘텐츠로 활용한다면 그 한계는 끝이 없을 정도다"고 밝혔다.

전주대 이남식 총장도 "이번 국역 여의도서 출판은 전주대가 우리나라 대학 가운데 고전국역 실력에 있어 최고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번 성과가 전주대가 전통문화컨텐츠 활용하는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역 여지도서'는 지난 2002년 한국학술진흥재단 과제로 선정돼 2년간 연구비를 지원받았고 이후 출판 적격판정을 받아 이번에 출판했다.

소요된 연구비와 출판비는 정부 지원금 7억7천만 원과 출판사인 디자인 흐름이 투자한 3억 여 원 등 모두 10억 원이 넘는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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