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 자료를 왜 안 냈느냐” “15억이란 큰 돈을 차용증도 없이 빌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요 몇 년 동안에 재산이 몇 배로 불어난 이유가 무엇이냐” “부당한 돈 거래하는 사람하고 해외 골프 가고, 호화 쇼핑한 것 아니냐” 야당 의원들의 추궁인가 하면, “금융거래는 보호되어야 할 개인정보이니, (자료를) 안 내도 좋다” “ 24년간 검사생활에 그 정도 재산이라면 보기 드물게 청렴하게 살아왔다고 본다”는 여당의원들의 두둔성 발언이다.

지난 14일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장면이다.

청문회를 보면서는, 말을 주고 받는, 이른바 이 나라의 수재들도 무슨 일을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처리하기만 하면 정말 아무도 모르고, 아무 일도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의식구조인 것을 확인하는 자리인 것만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 나라 그 수재들이 오히려 연마한 그 실력으로 자기의 치부를 위하여 동분서주 야행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그토록 열심히 밤새워 읽고 배웠던 내용들은 그저 답안 작성용에 불과 했던가, 더 많이 듣고 배워 머리에 새겼을 四知의 故事名言이며, 진리와 정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의 실현 등 그 고상한 가치는 다 어찌했기에, 우리 삶의 현장인 대한민국은 이렇게 삭막하기만 한 것인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청문회를 보는 동안 내내 살기 좋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는 기미는 눈꼽만큼도 느껴지지 않고 청문회가 끝나고 몇 시간 뒤 내놓은 사퇴의 변마저 생뚱맞기만하다.

“잘 배우고도 떳떳하게 살지 못해서 부끄럽습니다.“라야 할 것 아닌가. 헷갈려도 한참 헷갈리기만 하다.

늙은 어부 산디아고가 매달고 온 앙상한 뼈만 남은 그 큰 물고기를 본다.

잡은 자의 수고는 아랑곳 없이 수면아래 그 어두운 곳에서 아무도 모르리라고 그 무서운 이빨로 살코기를 쪼아댔을 상어 떼를 생각해 본다.

상어 떼를 경계해야 할 사명을 가진 이 나라 인물들이 오히려 상어 떼가 되어 첨단장비로 무장하고 야행하며 득시글거리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상어 떼를 또 더 많이 길러내기 위하여 교육과학부는 그렇게 힘을 쏟고 사교육기관은 그렇게 밤을 새우며 열을 내는가. 딤즈데일 목사의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를 생각하며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야행을 일 삼는 자의 정보보호가 더불어 살기 좋은, 떳떳한 나라 건설보다 앞서는 가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보 유출자를 수색하기에 앞서 3자 보호 등 청문회법을 보완하여서라도 떳떳함을 밝히는 청문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 서면서 기대와는 다르게 고소영 강부자 정부라는 비아냥을 금방 받았다.

얼마 안 있어 개각을 단행하고 고위 공직자들이 움직일 것이라 한다.

자기의 치부보다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 세우기에 마음 쓰는 사람들을 등용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부가 되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주진우 전주금암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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