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승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측에 한껏 자신감을 심어줬다.

더욱이 수도권에서의 승리는 여타 지역보다 어렵다는 점에서 수원 장안구 당선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민주당의 수도권 승리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물갈이’ 폭이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호남에서부터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 ‘물갈이론’이 명분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갈이론은 국회의원 총선거나 지방선거에서 자주 활용됐다.

유능한 정치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전략공천 방식이 가장 유용한데, 전략공천 부담이 가장 없는 곳이 바로 호남이다.

호남=당선권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에서 민주당 정세균 지도부나 지역위원장들은 참신하고 역량있는 인물을 전략공천하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정세균 대표의 경우 본인 스스로가 차기 국회의원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호남 기득권을 버렸다는 것은 곧 내년 지방선거 전북 공천에서 원칙과 능력, 참신성을 기준 삼겠다는 의미다.

지방선거 공천 방식은 당연히 당헌당규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당헌당규 상의 공천 방식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

중앙당이 공천 방식이나 기준을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당 흐름을 잘 읽는 게 중요하다.

만일 중앙당이 전략공천 폭을 최대한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도내 상당수 지역에서 정치신인들의 발굴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정치신인들은 기존의 대의원 선거 같은 직접 경선에는 뛰어들기 어렵다.

후발주자로서 경선에서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지방선거 공천의 1차 관문을 통과한 입지자 중에서 전략공천을 시도할 수 있다.

정가에는 전략공천 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의 교체 폭이 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민주당은 또 구 열린우리계와 민주계가 혼합돼 있다.

민주계 측에 대한 ‘정치적 배려’도 불가피하다.

정치신인은 물론 역량있는 민주계 출신에 대한 전략공천이 가능한 배경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여타 정당은 전략공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 입지자군이 민주당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에 경선을 실시하는 선거구가 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민주당 공천을 장담하기 어려운 입지자들이 다른 정당의 전략공천 대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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