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현정치부장
6.2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입장이 착잡하다는 말이 많다.

지방선거 후보 공천 작업을 들여다 보면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도내 중심 정당임에도 불구, 오히려 지지자들에게 분통을 줄 뿐이다.

날마다 정도를 더해가는 민주당 공천 파행을 되짚어보면 중앙당이 전북도당을 과연 ’나무랄’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중앙당은 전북도당이 원칙보다 예외가 많은 경선 방식을 채택했다고 지적했지만 그래도 전북도당은 예정된 일정에 맞춰 경선 방식에 대한 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중앙당 공천과정 평가 부정적

반면 중앙당의 공천 과정은 한 마디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개혁공천이라고 내세웠던 시민공천배심원제는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치러진다.

또 전북도당의 경선 방식안에 대해 일괄적용하라고 결정해 도당 결정을 무력화시켰다.

이 같은 중대 상황에 대해 중앙 정치권은 ‘사심’이 없다고 강조한다.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공정하게 공천 경쟁을 해야 하며 따라서 그 방식도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것.그러나 현 민주당 공천 사태의 근원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중앙당은 사심 아니면 오만 둘 중에 하나를 갖고 있다.

#.1 전주시장 후보 경선 방식은 묘하게 뒤틀어졌다.

정동영-신건-장세환 의원과 장영달 완산갑 지역위원장은 4자 회동을 갖고 경선 방식을 정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한 자리에서 특정인 지지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앙당 심기가 불편해졌다.

지난 달 28일, 당시 강봉균 도당 공심위원장은 전주 경선 방식을 담은 전북도당 안을 내놓았다.

이날 심야에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강 위원장은 경선 방식의 원안 통과를 주문했다.

그러나 최고위원회 핵심 인사가 DY 문제를 제기한 이후 회의장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DY가 전주권 선거에 개입한다는 말이 나오자, 최고위원회 분위기가 냉랭해졌다고 말했다.

중앙당 최고위원들이 ‘한가하게’ 전주 선거에 관심을 가지겠느냐는 말이 많았지만, 이날 DY 개입설이 나오면서 경선 방식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확 늘어났다는 게 정가의 정설이다.

전주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펼치는 당 핵심 정치인들의 이면(裏面)과 진실. 야권 대주주들로서, 격에 맞지 않아 보인다.

#2. 전북지사 후보 경선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3일과 4일 열기로 했던 TV 토론 등의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정균환 유종일 두 예비후보가 경선후보 등록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정, 유 예비후보의 유보 이유는 김완주 지사의 도덕성 문제에 기인한다.

김 지사의 여러 비리 의혹이 민주당의 정체성과 개혁성에 전면 위배된다는 것이다.

원칙대로 하자면 등록을 한 뒤 당의 판단을 기다리는 게 순서일 것이다.

 도내 민주당 지지자들 분통

민주당이 김 지사를 경선에 참여시키든 배제하든 그것은 당의 결정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유권자들이 하면 된다.

정 예비후보는 민주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 국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정치 거물이어서 안타까움을 준다.

그러나 중앙당의 문제가 더 크다.

중앙당은 2일 최고위원회를 열었지만 특별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 내부적으로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 것처럼 파악되는데, 왜 결론을 내리지 않았는지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다.

후보 등록 시점을 며칠 더 늦춘다고 해서 과연 달라질 부분이 있는지 아니면 모양새 맞추기 때문인지 의아한 대목이다.

민주당은 천안함 침몰 이후 여권을 향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분개한다.

진실을 알리지 않고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국민을 무시한다고 비판하는 민주당은, 과연 도내 민주당 지지자들을 무시하진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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