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의 중심에는 경기전이 있다.

한옥마을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여름철 한 낮더위를 식힐 수 있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줬던 곳. 한 여름철이면 공부에 지친 머리를 식히러 잠깐 들린 수험생들과 어린 손자와 나들이 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곳을 많이 찾았다.

한켠에서는 미처 피서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이 장기와 바둑을 두면서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는 정겨운 모습이 연출됐었다.

역사와 문화의 도시인 전주의 수 많은 유적지 가운데 경기전 만큼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은 드물것이다.

이후 한옥마을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경기전은 물론 주변까지도 고품격화됐고 공예품전시관, 전통한지원, 한옥생활체험관 등 많은 볼거리가 새로 마련됐지만 경기전은 여전히 전주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다.

이곳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신 곳이다.

태종은 1410년 전주·경주·평양에 태조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모시고 어용전이라 했다.

그 후 태종 12년(1412)에 태조 진전이라 부르다가 세종 24년(1442)에 와서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흥전으로 달리 이름을 지었다.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6년(1614)에 다시 고쳐 지었다.

건물의 구성은 본전·헌·익랑 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내삼문과 외삼문으로 둘렀다.

경기전 입구에는 하마비가 세워져 있는 데 이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은 누구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말에서 내려 경의를 표하라는 의미다.

/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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