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요? 대형마트는 ‘꿀맛’일지 몰라도 재래시장은 ‘쓴맛’ 입니다.”

추석을 닷새 앞두고 도내 유통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수용품 준비를 위해 북적거려야 할 전통시장에는 골목마다 추석을 알리는 현수막이 즐비했지만, 정작 점포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손님들의 발길은 뜸했다.

16일 오후 2시 전주 남부시장. 상인들은 하나 같이 “추석 대목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남부시장은 추석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여느 평일과 다름없이 시장 골목은 한산하기까지 했다.

과일상을 하는 김병수(62)씨는“지난해도 어렵다 어렵다 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하고도 남아”라며 “그래도 명절이라고 사과며 배며 들여놨는데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맞은편에서 10년 넘게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영자(65)씨도 “이상기후로 인해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더 죽은 것 같다”며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전통시장이 마트보다 더 좋은 경우도 많은데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최근 이상기후와 태풍으로 과일채소값이 뛴데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을 빨아들이고 있어 재래시장은 이래저래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반해 대형유통업체들은 예년보다 긴 연휴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거나 5~10% 신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오후 5시쯤 찾은 전주 서신동 A대형마트는 몰려드는 인파로 주차장이 빼곡히 들어차는 등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특히 추석 맞이 선물용품과 제수용품 판매 부스 앞에는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전통시장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선물세트 판매 및 배달주문이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연휴가 긴 만큼 분산해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정확한 매출 증감은 며칠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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