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과저노란 인구의 과소화(過疎化), 저출산(低出産), 노령화(老齡化)를 합해 필자가 맘대로 만들어낸 말이다. 경제사회를 내다보거나 계획을 세울 때 맨 먼저 들어다 보는 것이 인구변화다. 우리 사회에서 인구구조 불균형과 치우친 모습이 나타난 것은 오래되었다.

여러 분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책은 지지부진하다. 이 과저노삼각지대에서는 지금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버뮤다삼각지대에서는 다양한 실종사건이 일어난다고 한다. 갑자기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배가 침몰하는데 미스터리여서 더 궁금하다고 호사가들이 입에 올린다.

인구변화를 둘러싼 이 삼각점이 혹시 우리사회에서 버뮤다삼각지대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아직 모르는 더 많은 실종들이 예비되어 있지는 않은가. 세 가지 변화축이 지속될 때의 미스터리를 두려워하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인구변동이 가져온 사회변화를 연구한다면 우리나라처럼 좋은 사례도 드물 것이다.

짧은 기간에 다양하게 급격히 변했고, 정부주도적인 정책에 순응하다보니 그리되어 흥미로운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잘 따르는 정책순응성(policy compliance)이 강하다. 불균형성장론의 기치아래 추진된 도시중심부 발전전략이 농산어촌 과소화를 가져왔다.

사교육비 중심의 치열한 교육경쟁으로 자녀갖기가 두려운 세태도 한동안 정부가 나몰라라 하는 사이에 쌓인 결과다. 이 두 가지의 합작으로 나온 것이 지역인구 노령화이다. 이들이 가져온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 이제 정책으로 해결하려니 경제적인 문제 못지않게 사회문화적인 비용도 막대하다.

이 모든 것들이 대부분 정부정책에 원인이 있으므로 정부가 답해야 한다. 그런데 그 해결책이 너무 답답하다. 우선순위를 따저 이해하려해도 미래를 담보할 정책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버뮤다 삼각지대의 실종사건들은 대규모 메탄 하이드레이트 층의 존재가 원인이라고 한다.

이 것은 깊은 바다 속에서 저온과 고압 상태에서 물과 결합해 얼음모양이 되었다가 갈라진 틈새로 많은 메탄거품을 뿜어내게 된단다. 이 때 부근을 지나가던 배는 메탄거품 때문에 부력을 잃게 되고 무게를 지탱할 수가 없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한다.

우리사회의 저 밑에서 끓어오르는 메탄 거품에 대한 대책을 미리 준비하지 않다가 우리사회가 통째로 실종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다른 것들과 결합되어 더 큰 거품을 뿜어내지 않을까 걱정된다. 과감한 정책이 나와야한다.

생색내기정책만으로 어느 세월에 생산과 소비구조에 까지 변화를 가져오겠는가. 인구변화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을 내야한다. 프로그램은 많을 것이나 돈이 문제다. 재정을 지속적으로 계획성 있게 확보해야한다.

예를 들면 부가가치세 세입의 10%정도를 이 목적에 고유재원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2011년 부가가치세 세입예산이 53조라면 5조 정도를 예산사업 외에 별도 프로그램비용으로 써서 장기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논의조차 힘들고 액수가 많다고 보면 정말 큰일이다.

부가세를 걸고 들어가는 이유는 늘 허덕이는 지방재원이나 가변적이고 종속적인 예산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른 계획과 안정적으로 연동시킬 수 있도록 사업예산외에 별도로 재원을 확보해야한다.

목적세를 만드는 것은 어려우므로 부가세의 일정비율로 고정시키는 것이 정책효율성을 높이지 않을까. 조세정책논자들은 부가세수입을 자기편의대로 사용하려는 논리를 비판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사회에 투자해야 한다. 과저노현상은 바로 조세를 이끌어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세원이 줄어드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미래 납세인력이 침몰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늘려가기 위해서라도 조세정책으로 간주해야 한다. 실효성 있는 재원마련의 지름길이 시급하다. 우리 사회가 삼각지대에서 빨리 탈출해서 제 궤도에 올라가야 한다. 미래안목에서 재정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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