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화전북의제 21 사무국장
얼마전 한 방송에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송하였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여의도의 2.5배의 면적의 섬나라 나우루가 80년대에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는 것이다.

이유는 그 섬의 80%가 수천년간 새똥이 쌓여서 만들어진 인광석이라는 비싼 광물로 되어있고 그 광물을 팔아서 엄청난 수입을 올린 정부가 국민들에게 교육과 의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매달 400달러씩 지불한 것이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는 국민들은 매일 골프와 해외여행을 즐기며 풍요로운 생활을 했다. 작은 섬나라라서 도로도 16KM밖에 되지 않지만 수입 고급차들이 매일 교통체증을 일으킬 정도로 차량이 넘쳐났다. 그런데 방송에서 나오는 나우루 현재 국민들의 모습은 과거의 풍요를 찾아볼 수 없다. 인광석이 고갈된 것이다.

만여 명의 전체인구의 90%가 고도비만상태이고 일거리가 없어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수입 고급차들은 녹슨 고철이 되어 여기저기 버려져 있어 환경오염만 일으키고 있다. 전기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식량도 90%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옛 시절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주민들은 새 삶을 찾을 의욕도 없고 방법을 찾는 사람도 없이 시간만 보내며 더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나우루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칠레서쪽 남 태평양의 이스터섬의 교훈이 오버랩 된다.

모아이의 석상이라는 세계적인 유산을 만들어낸 찬란한 과학과 문명을 가진 섬나라가 탐험가가 도착했을 때 그 석상이 왜 세워졌는지, 누가 세웠는지도 모르는 원시적 문명으로 되돌아간 이유도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무분별한 개발의 결과물이다.

  그런 무분별한 개발의 재앙을 맞지 않기 위해 인류가 공동으로 제시한 기본정신이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다. 요약하면 세대간 형평성, 사회적 평등, 경제적 효율성을 갖춘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불평등한 사회는 혼란과 갈등으로, 자연을 무조건 파괴하고 개발하면 우리후손에게 재앙이 돌아오기 때문에 산업과 경제에서 꼭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적당히 사용하며 평등한 교환을 통해 인류가 지금 누리는 번영을 우리후손들도 지속적으로 누릴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 나라별로 지역별로 행정과 기업, 시민사회가 그 지역의 상황에 맞는 지속가능발전 계획을 세우고 공동으로 실천해 나가는 시스템을 제안한 것이다.

  기후변화 때문에 21세기말에는 지구평균 온도가 6도 이상 올라가서 90%의 생물이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유엔의 발표가 있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족하고 편안한 생활에 길들여져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다면 나우루가 20년만에 닥친 불행이 우리전체에 미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우리고장 전라북도도 하늘이 내려준 자연환경과 조상이 물려준 문화자원을 가진 풍요로운 고장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를 우리 후손들이 더 건강한 사회에서 누릴 수 있도록 지금 준비해야 한다. 10년 후 20년 후를 바라보면서 우리와 자라나는 세대의 미래를 설계하는것은 현재의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대처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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