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태민들레포럼 대표
민들레는 이른 봄에서 초겨울까지 산과 들은 물론 도시에서 은근한 끈기를 상징하며 쉽게 사라지지 않는 생명력으로 누가 대접해 주지 않아도 꿋꿋이 자기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강인한 식물이다.

옛글에서는 서당을 앉은뱅이집이라 하여 서당 훈장은 앉은뱅이를 뜻하는 포공(蒲公)이라 하였고, 민들레의 습성을 비유하여 민들레에게 아홉 가지의 배울 점이 있다는데서‘포공구덕’을 교훈으로 삼도록 했다.

그 아홉 가지의 덕(德)을 소개하면, “수레에 짓밟혀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이 있으니 인(忍)의 덕이요. 뿌리를 자르거나 캐내어 며칠을 말려도 싹이 돋아나니 강(剛)의 덕이요. 돋아난 잎사귀 수만큼 꽃이 차례를 지켜 한 송이씩 피어나니 예(禮)를 아는 덕이요. 사람들이 여린 잎이나 뿌리를 먹으니 온몸을 다 바치는 쓰임새가 있으니 용(用)의 덕이요. 꽃에는 꿀이 많아 벌 나비가 모여드니 정(情)의 덕이요.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하얀 젖이 나오니 사랑을 베푸는 자(慈)의 덕이요. 약재로서 머리를 검게 하여 늙은이를 젊게 하니 효(孝)의 덕이요. 모든 종기에 민들레의 즙이 으뜸이니 인(仁)의 덕이요. 씨앗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스스로 번식하고 융성하니 용(勇)의 덕이요.”라 하여 아홉 가지의 덕목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민들레는 화단이 필요 없이 어느 곳에서나 잘 적응하며 척박한 땅에서는 잎의 영양분 공급을 위하여 뿌리를 더욱 깊게 파고 들어가 살아가는 생명력이 매우 강한 식물이다. 그래서 민들레 꽃씨 하나하나는 세상의 어느 곳이든지 날아가 꽃을 피우며 군락을 만든다.

어떠한 방해물이 있어도 묵묵히 꽃을 피우는 겸손한 꽃. 초심을 잊지 않는 일편단심의 대명사로 불려지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뿌리와 잎과 줄기 등 모든 것이 인간에게 가장 유익한 약재 중의 하나로서‘사랑의 예수님’을 닮은 꽃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어느 때보다 큰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가치관이 표출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주창했던 제1, 제2, 제3의 물결이 앞으로 어떻게 우리의 삶에 새로운 물결로 다가올지 알 수 없어 정체성 확립에 혼란을 겪고 있다.

자신의 미래나 우리 사회의 앞날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에게 묵묵히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부단한 노력을 다하는 민들레의 삶이 이 시대 최고의 가치일 것이다. 성경 말씀 중에‘사무엘상’본문에서‘라마나욧’이라는 지명이 나온다.

‘악한 일을 수행하도록 직접 지시하고 직접 하려고 하여도 라마나욧에 이르면 성령님의 인도로 변화를 받는 곳’이다. 혼자만이 살 수 없는 다양성 사회에서 자신의 의지대로만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면서 명상과 기도를 할 수 있는 처소가 필요하다.

개개인이 강연회, 세미나, 단체 행사 등에 참여하면서 많은 훈련을 쌓아가고 있지만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설계와 결단하는 그러한 장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는 민들레꽃을 보고 민들레의 꽃말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새로운 인생 설계를 위해 명상과 조용한 쉼터의 장소를‘민들레동산’으로 명명하고 개관하였다.

놀라운 일은 민들레 꽃씨가 바람을 타고 240킬로미터까지 날아 갈 수 있듯이, 민들레의 꽃말처럼‘감사하는 마음’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사랑의 쌀이 1,050포대(10kg기준)에 이르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쌀 소비에도 도움이 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며 한편으론 쓰레기 예방으로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삼조의 현상을 보면서 민들레를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인간에게 유익한 식물로서 제 한 몸을 기꺼이 희생하는 민들레는 우리 사회가 사랑이 넘쳐 나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 지길 진정 바라는 마음으로 값진 민들레 정신을 또 한번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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