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찬구 /교육부장
김승환 교육감의 개혁은 불길하다. 취임 이후 6개월동안의 몰아치기식 개혁과 일방적인 행보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전북교육은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

물론 헤어날 수 있는 길도 있다. ‘일방통행식 개혁에서 탈피한다면’이라는 단서가 전제돼야 한다. 개혁에도 기술이 필요하고, 조절이 필요하다.

불길한 예감 속에서도 이 단서 때문에 희망이 있다. 김 교육감의 개혁에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다.

김교육감의 달라진 모습도 변화의 전조로 해석하고 싶다. 취임 이후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고, 조직도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개혁의 완급 조절과 변화가 관건이다. 김 교육감에 대한 불길한 예감은 지난 6개월동안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축적된 것이다.

넓은 지지 및 우호세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는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좁혀왔다. 일방적으로 편향돼 있는 그의 주변과 그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그에 대한 불안감이다.

특정 세력들에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돼 있다. 특정 세력에 싸여 외부와 차단   김 교육감을 당선시킨 밑바탕은 ‘민초’들이다.

특정 세력들이 주도적으로 그의 선거 운동을 이끌었겠지만 결국 그를 선택한 것은 김승환을 믿는 교육의 변화를 갈망하는 개개인들의 열망이었다.

보이지 않는 힘들이 모아져 당선을 일궜고, 그에 대한 소중한 기대를 간직하고 있다.

전교조를 지지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시민사회단체를 믿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공약을 일일이 따져본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김승환이 가진 인간적인 수수함과 진솔함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본다.

그래서 표내지 않으면서 좋아하고, 드러나지 않게 지지하고, 주변에 참여를 당부하면서 그를 전북도교육감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특정 세력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진실이 어떻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보고 있다.

당선자 시절부터 많은 사람들이 ‘섭정’을 우려했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어디에 휘둘릴 사람이 아니다’고 단언하면서 기대를 공고히 했다.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도 그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나는 나를 얽어 매고 있는 것들은 과감히 떨쳐내는 성격이다.

법도 나를 묶지 못한다. 그것처럼 어리석은 것이 없다”고 매정하게 잘랐다. 그는 그럴 경우에 대비해 ‘읍참마속(泣斬馬謖)’까지 다짐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초심의 훼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 교육감은 특정인과 특정 세력에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에 대해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김 교육감을 지지한 사람들도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

특정세력 의존의 부작용은 ‘호가호위(狐假虎威)’다. 권력자가 힘을 억제하면 이를 대신 써 먹으려는 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스스로 권한을 제어한다고 해서 권력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 권력은 어딘가에 살아 있다. 오히려 더 음성적으로 행사된다. 김 교육감은 취임 이후 줄기차게 ‘나는 백원도 받지 않겠다’는 청렴의지를 강조했다.

‘나’를 강조하는 것은 ‘내가 아닌 밖’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는 말로도 들린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김교육감에 대한 신뢰가 주변으로까지 전이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김교육감은 처신을 더욱 신중하게 해야 하고, 그 권력을 믿고 농단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읍참마속’의 자세로 질서를 바로잡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사람에 대한 연민’ 직접 보여야   취임 직후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가슴을 울린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었다. 인간에 대한 외경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대화 중에도 ‘사람에 대한 연민의 정’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 심성으로 사람을 움직이고, 교육을 이끌어가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한다면 성공적인 교육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통해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인간이 최고 가치’인 교육을 성취할 수 있다고 본다.

그의 가슴속에 차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조직의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전북 교육을 옳은 방향으로 유도해 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가 전북 교육의 전면에 나설 것을 권한다. 인간을 존중하는 그 ‘아우라’를 직접 보여 도민들의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김승환의 눈과 귀를 통해 시스템이 검증되고, 정책이 결정되고, 교육이 변화되기를 바란다.

/강찬구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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