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정길 /본사 부사장
전북도는 추정인구를 과다계상 하여 팽창위주로 수립돼온 도시계획을 인구감소 등 현실에 맞춰 추진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뿐만이 아니고 그동안 많은 지자체들이 인구는 줄어도 도시개발 사업은 오히려 크게 확대를 해서 도심공동화를 부채질 했다.

얼마 전 국회입법조사처가 전주와 군산 익산 등 도내 6개 곳의 도시계획과 도시개발 사업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주시는 1995년~2001년 사이 인구가 29만 명이나 대폭 증가함으로써 향후 전주시 인구가 89만 명이 될 것이라고 추정, 주거지역 29.8㎡와 상업지역 3.7㎡ 을 늘려 잡아 도시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9년이 흐른 현재 예상치의 73%인 63만 명에 머물고 있는데도 도시계획은 83만 명 기준으로 개발이 됐다.

비단 전주시뿐만이 아니고 익산시와 군산시는 물론 정읍, 남원, 김제시 등 은 인구가 증가하기는커녕 되레 감소하고 있는데도 도시개발을 밀어 붙임으로써 구도심권은 사람의 발길이 끊어져 버릴 정도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미국의 디트로이트시는 3년 동안에 걸쳐 시 면적의 1/4에 해당하는 1만 채의 주택과 건물3%를 밀어내고 들판과 농경지로 복원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1950년 디트로이트시의 인구는200 만 명에 이를 정도로 자동차생산 공장 메카로 자리를 잡아 왔었으나 12개 GM공장이2개만이 살아남아 있을 정도로 자동차 산업이 몰락하게 되자 인구 또한 90만 명으로 감소, 자구책으로 도시를 축소하게 된 것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인구 급증기였던 70-80년대식 개발 계획을 남발할 경우 디트로이트시 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건물과 도로를 헐어내는 사태를 우리도 겪게 될 것이다.

일본은 행정단위별로 인구감소폭을 예상해서 도로도 만들고 댐도 만들고 주택 등 도시기반 시설들을 집약(集約)적으로 배치하는 이른바 콤팩트(Compact)시 정책을 펴고 있다.

똑같은 아파트에서 서로 비슷비슷한 옷을 입고 거의 같은 음식을 먹고 생각까지도 비슷한 생각들을 하며 우리는 살고 있다. 독자적인 것 지방적인 것, 차별적인 것이 없다. 모든 것이 획일화 돼 왔다. 동질성과 획일성 속에서는 진정한 개성과 새로운 문화의 창조가 이뤄질 수가 없다.

불가피한 동질성속에서 나마 다원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전주가 그렇고 진안이 장수가 전북도시마다 추구해야 할 발전의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GENOA에 소속된 크리스탈 워터스 생태마을은 1989년 설립되어 세계적으로 대표할만한 생태마을이다.

지속가능한 문화와 농업의 원리를 기본으로 미래의 주거설계 길잡이를 제시하고 있다. 크리스탈 워터스는 호주 퀸스랜드주의 주도인 브리즈 베인에 있다. 수목과 초직  풍부해 그냥 보존만 해도 좋은 곳이다.이곳에는 83가구 200명이 산다.

크리스탈 워터스 디자인은 생태마을 발전에 대한 하나의 교본이 되고 있다. 깨끗한 물, 공기 , 음식, 작업과 레크레이션, 정신적 자유로운 표현과 사회, 상호작용을 고려한 의식구조 , 토속의 식물과 동물을 보호하면서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생활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며 사는 마을이다.

스위스에는 인구 400명이 사는 조그마한 마을이 있다. 이 산골 마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리스탈 공장이 있다. 400명 인구 중 200명이 여기서 일을 한다. 아주 잘 살고 있다. 지역발전의 성패여부는 보유한 각종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며 그 지역사회에 맞는 적정기술을 어떻게 개발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남원, 장수, 진안, 임실 등 산간부 지자체에서는 크리스탈 워터스 생태마을 처럼  잘 가꾸고 진안의 경우는 인삼공장 하나만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고장으로 얼마든지 잘 사는  소도읍으로 만들 수가 있다.

차제에 작지만 사람살기가 좋은 도시를 만들어서 대를 이어가는 가업이 늘어나고 돈은 조금 적게 받더라도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도시 만들기를 위한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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