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수 /전주삼천초 교장
희망찬 토끼의 해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0년은 그야말로 크고 작은 희노애락(喜怒哀樂)들을 조용히 한 몸에 품고 유유히 떠나갔다.

온 국민의 가슴을 울렸던 어려운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말없이 지켜보며 슬기롭게 해쳐나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사람들의 땀방울을 한 방울, 두 방울 세어가는 인내로 은근히 힘을 실어주는 에너지를 발산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작년 한 해는 이런 저런 일들로 즐거웠던 일보다는 훨씬 더 어려웠던 일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 한 해였다. 그 중에서도 우리 국민들이 가장 고생스러웠던 것들을 상기해본다.

첫째로 경제가 풀리지 않아 장바구니의 물가가 뛰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하여 주부들은 시장가기가 무섭다고 하였다. 그래서 적게 먹고, 적게 사고 쌈지 돈이 자꾸자꾸 숨어들어갔다. 이에 따라 시장 경제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둘째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지금까지의 기상 상황과 달리 예측할 수 없이 잦은 폭우, 폭설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였다. 연말에는 게다가 30여년 만에 있을까말까 하다는 강추위로 여기저기서 수도가 동파하고 보일러가 얼어붙어 밤새 추위에 떨기도 하였다.

셋째로 인재로 인한 사건 사고들 즉, 고층 아파트의 화재 사건, 며칠씩 타 올라갔던 산불, 떼 주검으로 나타난 물고기들, 확실한 원인을 모른 채 다가오는 AI 바이러스, 구제역 등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걷잡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가끔씩 북한에서 뿜어내는 싸늘한 냉기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길을 막았다. 이산가족 상봉마저도 정략적으로 이용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해를 몹시도 목마르게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새해의 희망찬 고동소리를 찾아 귀 기울이고 해맑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모든 고통과 어려움에서 활짝 웃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런 욕심 없이 그저 따스한 온화함으로, 화창하게 밝은 빛으로, 아낌없이 주기만 하는 저 태양 아래서 풍요와 자연을 즐기며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에게 깨닫게 하였다. 그리고 그 자연속의 풍요로움을 누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거저 얻은 소중한 자산을 아끼고 지켜야 한다는 것도 깨달아야 했다.

입춘이 지났다. 삼라만상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처마 끝에 주저리주저리 달려있던 고드름이 밤새도록 똑똑, 툭탁, 철커덕 소리 내며 녹아내렸다. 엊그제까지 강추위로 얼어붙었던 산골짜기 개울물도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산그늘에 가려졌던 빙벽의 얼음 덩어리들도 녹아내려 똑똑 물방울을 만들었다. 잠자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켰다. 부지런한 개구리 한 마리가 연못가로 기어올랐다. 개울가 실버들도 움틀 차비를 하고 물올림을 한다.

생명의 소리들이다. 부지런한 토끼의 해를 맞이하여 봄으로 가는 길이 빠르게 재촉되고 있는 듯하다. 지난해 어려웠던 기억은 이제 모두 지워버린다. 새 태동의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놓치지 말아야 한다.

새 생명의 소리를…… 그리고 귀 기울여야 한다. 밝아온 2011년은 행복이 가득한 한해로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 생명이 태어나려면 천정이 노래지면서 불꽃 튀듯 반짝이는 별을 보아야 할 정도의 산고를 치러야 한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0년은 생명의 해, 희망의 해 2011년을 위한 산고였을 것이다. 비온 뒤에 땅은 더욱 단단해 진다고 했다. 심하게도 구겨지고 부서지고 요란했던 작년 한 해를 용하게도 잘 버티어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민들은 이제 또 다시 새로운 한 해가 태동하는 소리를 들었다.

새봄이 오는 소리도 들었다. 희망의 소리, 생명의 소리를 들었다. 우리들의 힘찬 출발의 소리이기에 다복한 한해로 이끌어갈 준비가 다 되었다. 자연을 누릴 준비도 되어있다. 저 조건 없이 내리쬐는 태양열에 감사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 앞으로의 삶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의에 의지하며 배려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대한민국을 세상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할 2011년을 새롭게 가꾸어 나가기 위하여 나보다는 너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마음들로 무장하였다.

이제 희망이 꿈틀거릴 차례, 대망의 2011년을 힘차게 그리고 묵묵히 땀 흘리며 가꾸어 갈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믿는다. 우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들의 저력을……    

/김한수 전주삼천초등학교 교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