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교훈 /정읍경찰서장
우리민족의 역사와 이야기에는 유난히도 3이라는 숫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아이들을 점지해 주는 할머니를 우리는 삼신할미라고 하고, 내기를 할 때 한 번에 마치지 않고 꼭 ‘삼세판’을 외칩니다.

그러고 보면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이 천제 환인으로부터 천부인 3개를 받아 가지고 내려오는 장면이 우리나라 역사의 시작을 알리고,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도 하필 다리가 셋인 까마귀입니다. 요즘은 보기 드문 최진사집 셋째 딸도 아마 셋째이기 때문에 더욱 사랑스럽지 않나 싶습니다.

예부터 숫자 1은 남자인 陽을 상징하고 2는 여자인 陰을 의미하며 3은 1과 2를 더한 생명의 탄생이요, 天地人 가운데 하늘(1)과 땅(2)이 합일하여 생긴 사람(3)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 왔다고 합니다. 어느 날 EBS 방송을 보고 있는데, 숫자 3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방송사에서 실험을 하였는데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많은 횡단보도에서 실험에 참여한 사람으로 하여금 아무런 이유없이 허공을 가리키며 서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실험맨을 따라 허공을 보는 것은 어떤 때일까? 라는 실험이었습니다.

실험맨 한 사람이 했을 때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했을 때는 몇 몇 사람이 ‘이거 뭐지?’ 하면서 힐끔 쳐다보고 자기 길을 가는 정도였고요. 그런데 실험맨 세 사람이 허공을 보자, 놀랍게도 길 가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허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한참을... 그러면서 방송에서는 3명의 힘을 이야기하더군요. 3명이 힘을 합하면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3명이 한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팀별로 분위기는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분위기는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먼저 나서서 손을 내밀고 미소를 짓는다면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그 팀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곧 우리사회에서, 경찰서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또한 빨강(R)·녹색(G)·파랑(B) 빛을 내는 반도체 LED의 3원색은 무려 130년 동안 세상을 밝혀온 백열등·형광등의 자리를 위협하는 빛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R·G·B 3원색을 조합하여 각색의 빛을 만드는 LED는 심미적인 감성조명, 농업의 인공 태양광,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발광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 아바타 이후 3D(3차원 입체영상) 기술은 방송통신·토목건축·교육·게임·영화애니메이션과 융합하여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숫자 3은 LED·3D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인간 눈에 비치는 빛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가 사는 3차원 현실 공간을 확장하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은 4차원적인 공간혁명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선진국을 지향하고 있지만, 선진국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살아가기 힘든 사회가 다고오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물론 그 변화의 방향은 발전적이고 긍정적이어야 하겠지요. 변화를 이끄는 숫자 3의 매력에 같이 한 번 빠져보지 않겠습니까?  

/진교훈 정읍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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