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길 본사 부사장

 “한미 FTA는 을사늑약이다.” “아니다. 한미 FTA는 일자리를 늘리고 세계 최대시장을 안정으로 확보할 수 있어 경제를 살린다.” 왜 똑같은 사안을 놓고 극과극의 해석이 나오는  걸까.

찬성하는 쪽 주장부터 들어보자. 한미 FTA 비준이 되면 한국은 세계최대시장의 안정적 확보와 대외신인도가 향상돼 외국인 투자가 확대 될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막강한 원천기술력과 벤처자본이 IT및 BT 등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미래 기술과 결합해 국내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또한 서비스 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산업의 육성으로 통상마찰이 완화 될 것이라고도 한다.

반대하는 쪽은 경쟁이란 스포츠든 상품이든 조건이 동일할 때 공정한 경쟁이 보장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이라는 나라가 경쟁의 상대가 되겠는가. 한국에 투자한 미국자본이나 기업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국제민간 기구에 제소할 수 있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조항이며 미국 선수가 혼자 드리블하다 넘어져도 한국선수에 패널티를 줄 수 있는 랫칭조항(톱니바퀴의 역진방치장치)까지 들어 있는데 그게 공정한 경쟁으로 세계최대 시장의 안정적 확보와 외국인 투자가 확대 될 것이라고 믿어도 좋은가.

한마디로 한미 FTA 체결은 경제적인 예속은 물론 교육, 의료, 서비스 산업이 미국에 의존하는 결과만을 가져 올 것이 너무나 뻔하다고 한다.

        여-야 FTA 비준 찬반 팽팽

고학년 어린이가 풀어보는 모일간지 ‘도전 창의퀴즈왕’ 이야기 하나 예문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 남전 스님 밑에서 도를 닦던 수행자들이 있었다. 자비로운 부처님의 도를 배우는 이들이었지만 두 패로 나뉘어 있었다. 어느 날 이들이 고양이 한 마리를 놓고 서로 다투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남전 스님이 고양이를 잡아들고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만 하면 베지 않겠다.”  그런데 거기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남전 스님을 지켜보고 있었다. 스님은 어쩔 수 없이 고양이를 베어 두 동강 내고 말았다.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고 몹시 슬퍼하는 남전 스님에게 조주 스님이 찾아와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가?”남전 스님은 고양이를 죽인 이야기를 하며 “만약 자네가 내 앞에 있던 수행자였다면 그때 어떻게 했겠는가?”라고 물었다. 조주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신발을 벗어 머리에 이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를 본 남전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자네와 같았더라면 그 고양이가 죽지 않았을 텐데..”  예문의 문제는 불교에서는 절대로 살아 있는 생명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위 이야기에서 남전 스님은 고양이를 칼로 베어 죽이고 만다. 스님이 이렇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스님이 말한 “한마디만 하면 베지 않겠다.”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자네와 같았더라면 고양이가 죽지 않았을 텐데 ..” 가 어떤 의미인지를 가진 말인지 생각을 해보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가 있겠지만 답 중 하나는 똑 같은 답이 나올 것 같다. 고양이는 살려야 한다.

         FTA 살리는데 초점 맞춰야

고양이를 살리는 것과 같이 FTA를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은 여˙야 똑같은 것일 게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진정으로 심각한 문제는 취업의 어려움, 고용불안, 물가. 주택, 교육의 부담 등으로 인해 지금 당장도 힘들지만 미래의 희망도 불투명한 불안과 좌절의 고통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FTA를 놓고 여˙야가 왜 싸우는지 조차 잘 모른다. 갈등과 이해상충은 인간사회에 내장돼 있다.

여˙야 모두는 사회통합을 높이고 공동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질 높은 정치과정을 매개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 앞세워 자기들 잇속 챙기지 말고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고민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 어떤 명분일지라도 나라 망치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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