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현정치부장

지난 연말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다. 며칠, 밥이 잘 안 넘어갔다. 그래서 살이 좀 빠지고 얼굴도 조금 수척해졌다. 그런데 주변에선 보기 좋다고 말한다. 일부러 살을 뺏느냐는 말도 한다. 남 속도 모르고….

그래, 이 참에 살을 빼 버리자. 남 보기에도 좋고 건강도 유지하자. 신체 나이가 젊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젊은이들이 입는 청바지도 입어보자.. 상상의 나래 속에 천천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우선 식사 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랬더니 체중이 금방 줄어든다. 빨리 살을 빼고픈 마음에 음식을 팍 줄인 결과다. 그런데 그게 내 몸에 마이너스가 되는 지름길인 줄은 몰랐다.

          비대하고 느려터진 현역들

실제, 보름 만에 3~4 kg이 빠졌다. 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원인은 운동을 병행하지 않았던 데 있다. 음식 량만 줄이면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체중계의 숫자는 내려갔지만 몸 속은 거꾸로 영양 부족 상태가 이어지고 결국에는 몸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새삼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매일 오전 헬스를 시작했다. 운동을 하니 몸이 좋아진다.
하지만 기대했던, 체중 감소는 별로 느끼지 못한다. 헬스장 트레이너는 군살이 근육으로 바뀌기 때문에 당분간 체중은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한다. 조급하게 살을 빼버리면 군살뿐 아니라 영양소도 동시에 배출되기 때문에, 근육 량을 늘리면서 다이어트를 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 몸도 웰빙을 위해선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으로 땀을 흘려야 한다.

우리나라 중년들의 새해 첫 목표는 다이어트가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우리 몸의 주인이 돼 버린 ‘지방’과 ‘셀룰라이트’는 몸 밖으로 쉽게 나가지 않는다. 다이어트에 들어가면 이 친구들은 거꾸로 우리 몸 속에서 최대한 버티려고 발악을 한다.

200만 도민이 거주하는 전북도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전북의 발전을 위해선 꼭 필요한 영양소는 챙기고 군살은 몸 밖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비대하고 느려터진 현역들은 과감히 교체하고 참신한 영양소로 대체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주도할 수도 있다.

4.11 총선을 앞두고 호남물갈이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현역들은 지금까지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고 일
방적으로 물갈이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기분이 상해 있다.

일면 맞는 얘기다. 무조건 현역을 교체하는 것은 우리 몸 속의 영양소도 함께 배출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전북을 위해서 도움이 됐는지 아니면 군살처럼 전북의 발목을 잡았는지, 도민들은 냉정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표 던지기전에 한번더 생각을

18대 국회를 돌아 보자.

최대 치욕으로 꼽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유치 실패나 남부내륙철도 노선 전북 배제. 반면 새만금 마스터플랜 확정 등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돈과 에너지를 투입하고도 전북 현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례가 지역별로 많다는 점이다.

도민들에게 상실감을 던져 준 몇몇 국회의원이 또 한번 도민들에게 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도민들 앞에서 거창하고도 당당하게 말한다. 비대하고 우둔하게 살려면,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으려면, 전북은 이들에게 다시 한번 표를 던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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