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의향은 높은 반면, 실제 기증까지 참여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지난달 23~28일 진행된 전국 의대생 여름캠프 '스마일로드'에서 총 90여명의 참가자에게 인체조직기증 의향을 물어본 결과, 75%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2일 밝혔다.

기증 의향의 이유는 '인체조직기증에 대해 알고 나니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서'가 54%로 가장 높았다.

또 '장기기증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24%, '사후 기증이라 육체적인 고통이 없을 것 같아서' 12%, '기타' 7%, '종교적 이유' 3% 순이다.

의대생 보다는 낮지만 일반인들의 인체조직기증 의향도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가 지난해 11월 온라인 패널 조사를 통해 25~44세 남녀 총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6.5%가 인체조직기증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와는 달리 실제 우리나라의 인체조직 기증자 수는 2009년 기준 인구 100만 명당 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2009년 기준 미국이 인구 100만 명당 133명, 스페인 58.5명, 호주 19.5명, 영국 6.6명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실제 기증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의 동의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의대생 설문조사에서도 43%가 '사후 고인의 시신을 훼손하고 싶지 않아서'를 이유로 가족의 기증 의향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가족들이 반대할 것 같다'는 이유로 인체조직기증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도 11%를 차지했다.

박창일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이사장은 "인체조직기증 서약을 통해 기증 의향을 밝혔다 하더라도 사후 실질적인 기증을 위해서는 반드시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따라서 기증희망자는 자신의 기증 의사를 가족뿐만 아니라 가까운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과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체조직은 장기 등에 속하지 않는 피부, 뼈, 심장판막, 혈관, 연골, 인대, 건, 근막, 양막 등을 말한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에 장애와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를 위해 인체의 일부를 기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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