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현 정치부 부장

결론부터 말하면 민주당은 지방선거 공천을 잘 해야 한다. 60년 전통의 민주당이 힘 한 번 제대로 못써 보고 쓰러져서는 안 된다. 여기저기 치이다가 애물단지마냥 도민들의 외면을 받아선 안 된다.

그래도 지금까지 전북의 핵심정당으로, 민주당이 이뤄낸 공적이 적지 않다. 상당수 도민의 생각처럼 “민주당이 도대체 뭐 했냐”고 무작정 비난할 거리는 아니다. 따져보면 전북 민주당이 한 일도 많다.

십 수년의 세월을 허비하기는 했지만 새만금이라는 대역사를 만들어 냈다. 국가예산에서도 총액은 크지 않지만,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전북 민주당이 인정받아야 할 부분도 있다.

전북이 광주전남에 계속 치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러나 여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 바로 DJ다. 광주전남에는 DJ가 있었다. DJ의 최측근, 또 핵심들은 대부분 광주전남 출신들이다.

그 와중에서 전북이 새정치국민회의 대표, 새천년민주당 사무총장,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의장, 여당 대선 후보 등의 자리를 꿰찼다. DJ의 배려가 있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 부분은 전북 정치인의 역량에 기반한 것이다.

지역에선 호남내 역차별을 많이 지적한다. 그렇지만 역차별의 가장 큰 요인은 인구 수에 있다. 광주전남의 인구가 전북을 크게 앞서고 있는데 어느 정권에서 광주전남을 우선시하지 않겠는가. 광주전남은 350만, 전북은 180만이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 전북 민주당이 이뤄낸 성과는 충분히 인정받아야 한다.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다. 그럼에도 불구, 도민들로선 뭔가 아쉽고 허전하다. 불만스럽기도 하다.

왜 민주당은 도민들로부터 충분히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도민들의 불만과 비판 배경을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정치인, 당신의 영달에만 주력한 것 아니냐” 둘째, “무게감도 없으면서 전북을 좌지우지하려 한 것 아니냐” 셋째, “왜 전북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 등이다.

전북 몫이 됐든, 자신의 역량으로 됐든 정관계 고위직에 올랐으면 후배들도 키우고 여당에 대해 강력하게 대적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했느냐는 것. 한 마디로 당신만 잘 나가지 말고, 골고루 잘 살아보자는 의미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위기에 처한 전북 민주당의 활로는 간단하다.

누가 전북을 건드리면 목소리를 내서 싸우면 되고, 유능한 후진 인사를 계속 키워나가면 된다. 충청권이 부상한다고 움츠러들거나, 골치아픈 사안이 생긴다고 조용히 넘어가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가 마지막 기회다. 안철수 신당에게 도지사나 전주시장 자리를 내 주면 민주당은 그 날로 와해된다. 민주당이 마지막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좋은 인재를 지방선거에 공천해야 한다.

전략공천을 하든 경선을 하든, 도민들로부터 ‘그 정도는 돼야’라는 인재를 공천해야 한다. 그러면 민주당은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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