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21)가 매니지먼트사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기로 하면서 그룹 '원더걸스'가 해체위기를 맞았다.

원더걸스는 200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걸그룹이다. 2007년 2월 싱글 '아이러니'로 데뷔했다. 같은 해 원년 멤버 현아(21·현 그룹 '포미닛)가 빠지고 유빈(25)이 합류한 뒤 9월 정규 1집 '텔 미'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후크송의 대명사로 통하는 '소 핫'과 '노바디'로 국민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미국 진출을 선언, 국내 가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 76위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현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변화가 빠른 국내 가요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같은 해 데뷔한 한류그룹 '소녀시대', '카라' 등에 밀리기 시작했다.

2010년 멤버 선미(21)가 학업 등을 이유로 탈퇴하고, 혜림(21)이 합류했으나 예전 인기는 회복하지 못했다. 2011년 정규 2집 '원더 월드'의 타이틀곡 '비 마이 베이비' 등으로 다시 관심을 끌면서 그래도 꾸준히 톱그룹의 위상은 지켜나갔다.

그러다 올해 초 리더 선예(24)가 선교사 제임스박(29)가 결혼한 뒤 캐나다로 가면서 해체설에 휘말렸다. 선예가 자퇴를 부인하고 JYP 역시 원더걸스 활동을 이어간다고 강조했지만, 그녀가 지난 10월 딸까지 낳으면서 활동재개는 요원해진 상황이다.

21일 JYP와 계약이 만료되는 소희가 이 회사를 떠나기로 하면서, 원더걸스는 사실상 와해되기에 이르렀다. 소희는 가창력이 다소 부족하나 귀여운 외모로 팀의 마스코트 같은 역을 담당했다.

JYP는 "소희가 개인적으로 변화의 시기라 판단, 새로운 분위기에서 연기자로서 전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많은 상의 끝에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희는 최근 스타 배우들이 대거 소속된 연예기획사와 접촉을 하는 등 새 둥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희는 2007년 원더걸스 싱글 앨범 '더 원더 비긴스'로 데뷔했다. 그러나 앞서 2004년 단편영화 '배음구조에 의한 공감각'에 출연하는 등 연기 쪽에 관심이 많았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7)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영화와 TV드라마계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kBS 2TV 단막극 '해피! 로즈데이'에도 출연했다.

JYP는 원더걸스 해체설을 부인하고 있다. 소희와 함께 21일 계약이 만료되는 선예와 예은(24), 내년 9월 계약이 만료되는 유빈 등 다른 원더걸스 멤버들과는 "재계약에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라고 알렸다.

해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원더걸스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유닛 형태를 통해 원더걸스라는 이름을 지속하는 것과 새 멤버의 합류다.

우선 '신화'처럼 개별로 소속사를 두고, 그룹 활동 때만 뭉치는 방법이다. 그러나 소희만 딴 기획사에 속해 원더걸스 활동을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년 1월 카라의 매니지먼트사 DSP미디어와 전속계약이 끝나는 정니콜(22)이 팀 활동을 원하고 있지만, DSP가 카라를 키운 그룹인 만큼 재량권을 당연히 내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무엇보다 소희가 연기에 주력하기를 원하는만큼 그녀는 배제시키는 것이 맞다고 일부 가요 관계자는 보고 있다.

새 멤버 합류 역시 좋은 카드는 아니다. 원더걸스는 이미 멤버 2명이 나가고, 2명이 들어왔다. 가요 관계자는 "팬들이 원멤버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만큼 더 이상 멤버를 교체하거나 추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짚었다.

JYP는 원더걸스의 활동 계획에 대해 "멤버들의 개별 활동 계획에 따라 그 구체적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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