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에 살고 있는 주부 A(40)씨는 며칠 전부터 갑자기 턱이 아프더니 입이 잘 안 다물어지고, 입을 벌릴 때마다 턱에서 소리가 났다.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증상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동네 치과를 찾은 A씨는 ‘턱관절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턱을 오랫동안 괴고 있었는지, 아니면 질긴 음식을 먹었는지 등을 물었다. 기억을 더듬던 A씨의 머릿속에 퍼뜩 생각이 스쳤다. 강원 속초에서 친정어머니가 보내준 마른 오징어가 맛있어 매일 밤마다 씹어 먹었던 것이다.

  ◇턱관절 장애 환자 해마다 증가

최근 5년 간 A씨처럼 갑자기 턱관절 장애 증상을 보인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 2012년 턱관절 장애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진료 인원이 2008년 20만4995명에서 2012년 29만2363명으로 5년간 연평균 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2012년 기준, 남성 11만5613명, 여성 17만6750명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는 10만 명당 20대가 1197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915명), 30대(617명), 70대(444명), 60대(440명), 40대(438명) 순이었다.

이와 관련, 에스플란트치과병원 허재식 원장은 27일 “최근 턱관절 장애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12월부터 2월 사이에 환자 수가 급증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 원장은 “하지만 턱관절 장애를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고 있는 환자들도 있어 잠재적인 턱관절 장애 환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턱관절 장애 치료, 치과에서는 어떻게?

턱관절은 귀 앞부분에서 아래턱뼈와 머리뼈가 만나 이루어진 관절이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는 물론 침을 삼킬 때에도 사용된다.

턱관절 장애는 뼈의 구조나 근육에 이상이 생긴 것을 의미하며, 턱 자체의 통증뿐만 아니라 머리, 얼굴, 목 부위까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관절음이다.

초기에는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또는 턱을 좌우로 움직일 때 소리가 나지만, 이후 악화하면 모래가 갈리는 듯한 소리로 변하면서 입을 벌릴 때는 물론, 가만히 있을 때에도 통증이 생기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치과에서는 일반적으로 증상 초기에는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요법과 관절을 바로 잡기 위한 물리치료, 자세 교정 등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교합안전장치를 사용한 치료와 병행하기도 한다. 스프린트라고도 불리는 교합안전장치는 마우스가드나 치아 투명교정 장치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를 치아에 끼고 있으면 치아 맞물림의 안정을 유도하고 턱관절 근육의 긴장과 부조화를 개선하며, 턱의 위치를 정상적인 상태로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

허재식 원장은 “턱관절 장애를 오랜 기간 방치할 경우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턱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통증 역시 심해지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며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있다면 치과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합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것만은 꼭! 턱관절 장애 막는 생활습관

턱관절 장애의 원인은 과거 외상이나 기혈 부족 등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과 바르지 못한 자세가 꼽힌다.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반복하고 있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있다면 반드시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턱을 오래 괴고 있거나 긴장할 때 이를 악무는 습관, 이 갈이, 손톱 물어뜯기, 한쪽으로만 음식 씹기 등의 습관은 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먹을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너무 강한 음식을 갑자기 깨물거나 오래 씹으면 턱관절이나 치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치아가 손상될 수 있으니, 평소 치아가 약하거나 임플란트를 심은 환자라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측은 “다리 꼬고 앉기, 한쪽으로 엎드려 자기, 비뚤어진 자세, 한쪽 어깨로 전화 받기 등도 고쳐야 할 습관”이라며 “이런 습관은 직접적으로 턱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턱관절뿐 아니라 전신 체형까지 불균형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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