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아 평온하게 지내는데 내 귀에만 오만가지 잡소리와 소음이 들린다면 기분이 어떨까. 상상만 해도 괴롭고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실제로 직장인 박모(30)씨는 어느 날 귀에서 띵~하는 종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그 이후로 이틀에 한 번, 그러다 하루에 한 번 이상 반복되면서 소리도 커졌다. 급기야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마저 불분명하게 들리기 시작해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 이명(耳鳴)을 앓고 있고, 난청도 발견되었다. 이명이란 귀울림 증상을 말한다.

최근 들어 이 같은 이명 증세로 귓속에서 종소리나 매미소리, 바람소리 등이 들린다는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명은 외부로부터 실제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마치 어떤 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일시적인 증상도 있지만 대부분 수시 또는 불규칙적으로 지속돼 심한 노이로제나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와 관련, 서울의 한 한의원 원장은 17일

“이명은 흔히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이어폰 사용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이명 증상이 많아지고 있는데,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어서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면 난청, 우울증 등의 심각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명에 수반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중에 메니에르병(어지럼증, 귀막힘, 구토), 오심, 두통, 위장장애, 관절통, 불면증, 뒷목아픔, 불안함, 우울증, 신경쇠약, 노이로제 등이 대표적 증상”이라고 덧붙였다.

한방에서는 신장(腎臟)이 손상되어 정기가 허약해지면 뇌수가 부족하게 되어 머리가 어지럽게 되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잘 듣지 못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신장은 오장육부의 정기를 저장하는데 정기가 몹시 허약한 사람은 잘 듣지 못하게 되고, 귀는 안으로 뇌수와 연결돼 있어 뇌수를 관장하는 신장이 허약하면 뇌수의 부족으로 이어져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의학에서는 이와 함께 이명이나 난청은 신(腎)의 이상이 원인이라고 여겨 약한 장기를 치료하고 귀 자체의 기혈 순환을 좋게 하여 그 증상을 없애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신장의 정기와 인체 면역 기능을 도와주고 머리와 귀로 올라가는 혈행을 돕게 하는 한약으로 인체의 에너지를 보충해 준다.

이와 더불어 침과 약침요법으로 귀의 경락을 자극해 순환을 촉진하고 귀의 청신경 등을 안정시켜 귀 주변을 마사지해주는 요법 등으로 혈행을 촉진하면 이명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의원 측은 전했다. 이명이 없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 몸에서 나는 소리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운동으로 평소 건강을 유지하고, 몸에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적극적인 자세로 진료와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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