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의 주된 원인은 생활고 등 경제적 문제가 아닌 우울증과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자살의 다차원적 원인을 밝히고, 자살사망자·시도자의 특성 및 자살의 위험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는 2013년 17개 대형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1359명에 대한 심층면담과 2007년에서 2-11년까지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자 8848명의 자료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자살시도 이유로는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로 가장 높았 고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도 31.2%를 차지, 10명 가운데 7명은 정신적 괴로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 문제는 10.1%였고 신체질병 5.7%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자살자의 사망 1년 전 의료 행태를 보았을 때 남성과 여성 모두 정신과적 질환이 50% 안팎으로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신체 질병과 관련해서는 자살시도자는 고령으로 갈수록 신체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이 증가하며, 특히 5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 걸린 경우는 질병 진단 이후 지속적으로 자살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 진단 후 5년 이상 경과한 집단에 비해 암 진단 6개월 미만인 집단에서 자살위험도가 남자는 2.6배, 여자는 3.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살시도자의 44%는 음주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50%, 여성은 40%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자살시도와 음주는 높은 연광성을 보였다.

복지부는 자살시도자의 자살사망률과 유형, 위험 징후 등도 분석했다.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전국 16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8848명 가운데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236명으로 전체의 2.7%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느 일반인구의 자살사망률(2012년 10만명당 28.1명)에 비해 약 25배 높은 수치다. 자살시도자 가운데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60대의 경우 10대 자살시도자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3.6배 높았고, 70대는 3.0배로 60대 이후 자살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1.9배 높았고, 남성 자살사망자의 절반이 자살시도 7달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이 자살시도 후 조기에 재시도하여 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살사망자의 자살수단은 50%가 목맴, 17%가 추락이었다. 고령일수록 농약 음독으로 인한 자살 기도 비율이 증가하여 70대에서는 34.0%에 이르렀고, 번개탄 등 가스 중독으로 인한 자살시도는 30~40대에서 1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살사망자의 위험 징수는 각 연령대 별로 달랐다. 20대 이하의 경우, SNS의 사진·문구가 자살 관련 내용으로 바꾸는 등 죽음을 위한 신변정리를 하는 행동을 보이고, 경계심·불안감이 증폭되며,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표시하고, 인터넷에서 자살방법을 검색하는 등의 특징을 보였다.

30~40대는 알코올 복용이 심해지며, 주변인에서 가족까지 관계 단절이 확장되는 양성을 보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비는 등의 행동 및 언어 징후를 나타냈다. 50~60대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와는 다르게 호의를 베푸는 등 특이한 행동을 하며, 자식들에게 '어머니(혹은 아버지) 잘 모셔라'는 당부의 말을 자주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통합적 자살고위험군 지원체계와 자살수단 접근성 차단, 국민 정신건강증진 등의 내용이 포함된 중장기적인 범부처 차원의 자살예방 종합대책을 올해 내에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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