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증권사 입사 4년 차 김 대리는 업무 특성 상 스트레스가 많다. 특히 월말이 다가오게 되면 하루 종일 숫자에 시달려 퇴근 무렵이 되면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계속되는데도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대리는 회사 근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지만 두통이 말끔히 사라지지 않아 동료의 소개로 한의원을 찾았다. 일상에서 흔하게 겪는 질환 중 하나가 두통이다. 일반적으로 통증이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 신체 안팎에서 일어나는 이상을 전달하는 경고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 자체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통증을 없앤다고 통증의 원인이 되는 질병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즉 두통이 심하여 진통제를 복용해서 머리 아픈 증상이 사라졌다 해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것일 뿐 근본적인 두통의 원인은 여전히 몸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잦은 두통이 있을 경우 두통약의 효과가 떨어지고, 다시 머리가 아프면 또 진통제에 의존해 상황을 넘기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약물 의존이 반복되면 약효도 점점 떨어지고 만성 두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풍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 뇌혈관계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근원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두통의 정도가 심하거나 반복해서 재발할 때는 병의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김 대리의 경우처럼 각종 장비를 동원해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해 방치하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서울 서초동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9일 "한방에서는 만성 두통의 원인을 어혈, 즉 머릿속의 탁한 피나 노폐물이 뇌 혈액순환의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으로 본다"며 “스트레스나 위장 장애, 간기능 및 심장기능 이상, 교통사고 후유증, 일자목 증후군 등으로 체내의 체액이 응어리지거나 뭉쳐 경락이나 혈행을 막으면서 두통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어혈을 풀어주는 치료는 체내의 열과 탁해진 혈액을 풀어주는 강활, 황금 등 약제를 이용한 탕약처방이 효과적이라고 김 원장은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머릿속의 찌꺼기와 탁한 피를 녹여 체내로 배출해 주는 치료를 통해 1~3개월 이내에 통증의 80% 이상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파킨슨병 증세가 있는 환자들도 뇌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공급, 체내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고 간의 기능과 양기를 보충하면 증세가 몰라볼 정도로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어혈 치료로 통증이 감소되었다면 어혈의 원인이었던 신체 불균형을 바로잡아 스트레스, 위장장애 등도 없애야 한다. 평소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가벼운 산책과 운동은 두통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든 음식과 육류, 치즈, 초콜릿 등은 피하고, 신선한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다음은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이 전하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한 두통 증상이다.
△항상 두통이 일정 부위에 나타난다.
△두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했고, 통증 정도가 심하다.
△두통 발생 횟수가 평소보다 많아진다.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 안구통증,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진다.
△두통 외에 파킨슨병 증세(팔다리 감각 이상, 좁은 보폭, 손발이 뻣뻣해지고 평형기능 감퇴, 발음부정확 등)가 나타난다.
△귀가 멍해지거나(이명) 잘 들리지 않는다.
△어지럼증이나 만성피로가 동반되는 두통이 있다.
△뒷목이 항상 뻣뻣하고 어깨 결림이 자주 있고 안구건조증과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거나 저림 증상을 동반하는 두통이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심한 두통이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