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규 국민행복교육 포럼 공동대표

수석교사제도가 도입 된지 언 8년을 맞이하고 있다.

시범운영 4년과 법제화 4년이란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30년 전부터 학교현장에 도입되기를 고대했던 제도이었건만, 법적 제도가 무색하리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학교 현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수석교사제의 도입 취지는 관리직의 우위 풍토에서 수업 잘하는 교단 교사가 우대받는 풍토로 재편하여 교직사회의 학습조직화를 촉진하는 데 있다.

즉,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것으로 학교의 역할 체제를 바꿔보자는 것이다.

누구나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교내외 이해관련자들의 생각은 사뭇 다른 듯하다.

학교가 기존의 폐쇄적이고 관료문화에 익숙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다소 관행이 일상화된 교직문화의 특성상 새로운 제도를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거기에는 이해관련자들의 다양한 생각도 한몫을 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 반영되면 다행이지만 아니면 남 탓으로 돌리거나 심하면 제도의 존폐까지도 거론한다.

여기서 우리는 교원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두말나위 없이 교원의 임무는 학생교육에 귀결된다.

학생교육의 핵심은 수업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훌륭한 선생님 지도하에 양질의 수업을 받기를 원하다.

수업 전문성을 갖춘 선생님이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할 때 학생과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경할 것이다.

교육수요자는 수업을 잘하는 유능한 선생님을 원한다.

이러한 수업전문가를 발굴해서 동료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 수석교사제의 근본 취지이다.

제도의 조기 착근에 지혜를 모으기 보다는 본인의 이해관계 속에서 남의 탓과 문제제기로 일관되고 있다.

제기되고 있는 갈등요인으로는 수석교사의 위상과 권한, 역할, 처우, 복무 등으로 기능적이거나 현실적인 접근에 기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석교사의 직급은 교장·교감의 관리직에 비추어 어느 수준인가 하는 것이다.

수석교사제는 기존의 관리직 중심의 일원화체제에서 교수직과 관리직의 이원화를 통해 역할에 따른 직렬간의 상호존중을 의미한다.

수석교사는 교수직의 직위상승으로 상위직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복무규정 및 행정행위상 교무관리 및 지도감독권을 관리자에게 부여하고 있기에 교장 및 교감의 직위와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두 직렬간에 유사직급을 거론하면 이원화 직렬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 된다.

예를 들면, 교육청 및 직속기관의 장학관과 교육연구관간의 상위직을 논하는 꼴이다.

이러한 오해의 불씨는 학생교육중심의 표면적 논리와는 달리 그 이면에는 관련 당사자간의 헤게모니로 비춰진다.

자칫 별도 규정에 의한 수석교사의 위계 선정은 학교를 관료조직으로 고착화시킬 수 있다.

수석교사는 전문가학습공동체의 선도적 역할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해결방안은 교육부에서 제시한 수석교사의 직무와 역할을 존중하는 것이다.

학교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교육행정기관의 업무담당자들은 수석교사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수석교사의 직무와 역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수석교사의 법적 임무이기도 한 교사의 교수·연구지원 활동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수석교사의 자질과 전문성을 논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교육자간의 책무에 대한 공정한 논의는 상호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자칫 교육수요자들에게 불신의 빌미를 줄 수 있기에 남의 탓 이전에 본연의 직무수행에 열정을 쏟아야 할 것이다.

수석교사제는 처음 도입된 제도인 만큼 이해관련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무언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집단화의 모습을 표출할 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수석교사는 다른 동료교사, 교감 및 교장과는 달리 자질과 수업전문성에 대한 분명한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들은 수업시연을 위한 솔선수범과 창의적인 수업 기법 및 연구역량을 동료교원들에게 전수하며,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병행해야 한다.

수업시수 경감과 연구활동 지원비 등은 그에 상응하는 기대 가치가 있기에 성과를 논할 수밖에 없다.

이에 수석교사는 외부활동이 주가 되기보다는 소속학교 내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인정은 수업전문성과 더불어 상호존중과 배려에서 비롯된다.

왜냐면 교장 및 교감선생님 중에도 수업역량을 갖춘 분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직위를 활용한 영향력 행사보다는 능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전문가이고 리더이다.

수석교사제의 추진 동력은 단위학교 구성원들의 이해와 협력도 중요하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의 강력한 정책수행 의지에서 비롯된다.

특히 수석교사의 매력있는 유인체제 속에서 엄격한 선발과 연수 및 재임용 등의 선순환 구조를 조망해야 할 것이다.

수석교사제 운영의 우수사례를 발굴·홍보하고, 교육청 업무담당자 및 교장 등 교직원들에게 수석교사 관련 연수를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교육부와 교육청은 수석교사 운영 실태에 관한 모니터링과 후속 컨설팅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