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혁모 연기코디네이터

19년간 직업 연기자에게 연기를 가르쳐 온 필자는 가끔 연기자 지망생들에게 “너는 장차 어떤 드라마에 혹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니?, 어떤 감독, 작가, 배우들과 연기하고 싶니?”라고 묻곤 한다.

그러나 대다수 청년은 또렷한 답을 말하지 못한다.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세상이 나를 몰라준다”고 한탄해 온 그들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받은 교육 수준이나 학력이 모자라서도 아니다.

놀랍게도 연기가 하고 싶어서 나를 찾아온 이들 중에는 유명 사립대 법대나 의대생 혹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경영학 석사(MBA)도 있다.

간혹 “최동훈 감독이요, 박지은 작가요, 송중기요”라고 실명을 답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네가 그들의 작품에 캐스팅돼야 하는 이유가 한 가지라도 있니?”라고 물으면 “저만의 매력이요…”라고 얼버무린다.

그래서 “그 매력이 뭔데?”라고 되물으면 “잘생김? 개성? 섹시함?” 등 설득력도, 확신도 없는 말로 대답한다.

이에 “언제쯤이면 그들과 함께 작품에 참여할 수 있을까?”라고 재차 물으면 “음…. 2년 뒤? 3년 뒤?”라고 답한다.

아예 “10년 뒤?”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럼 필자는 그들에게 “지금 너는 어디쯤 있니?” “방향은 맞는지 확인해봤니?” “어느 정도의 속도로 네 2년, 3년, 10년 뒤를 향해 달리고 있니?” “그 방향과 속도로 달리면 정말 2, 3년이 지나 네가 원하는 그들과 작품을 하고 있을까?” “지금 네가 해야 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는지 확인해보면 어떨까?”라고 계속 질문을 던진다.

연속된 질문에 조금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얘들아, 예를 들어 네가 1억 원을 3년 안에 모아야 하는 목표가 생긴다면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기 이전에 그 1억 원이 왜 필요한지, 어디에 사용할지 그 목적을 찾아봐라. 그리고 그 1억 원이 어느 정도로 네게 필요한지 목적의 절실함을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지금 네가 가진 돈이 얼마 있는지 지갑과 통장을 살펴보고 네가 소유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 돈을 36개월 동안 모으기 위해 매월, 매주, 매일 얼마를 모아야 할지를 계산하고, 더 세세하게 한 시간에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까지도 생각해보기 바란다.”

“1억 원 모으기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네가 만약 지치고 따분해진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네가 왜 1억 원을 모으려고 했으며 그 1억 원이 네게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 1억 원이 생겼을 때 네가 얼마나 멋진 일들을 하게 될지 상상해봐라. 그리고 여태껏 네가 모아온 금액과 목표한 금액까지 남은 액수를 점검해보고 힘내어 하던 일을 계속하면 된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동안 너무도 잘 해왔다’며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친구들의 생각과 행동은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다.

목표와 목적에 잘 집중해 자신의 인생에 진지해지고, 조금은 여유도 생겨 힘든 과정을 잘 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방법이 비단 연기자 지망생에게만 필요한 이야기일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중·고등시절뿐 아니라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모든 청년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뚜렷한 목표와 목적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가 중요한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려는 행동을 강하게 하는 힘은 목적의 절실함에서 나온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여기에 필자가 한마디 더 보탠다.

‘목표를 넘어 목적의 절실함을 찾아라. 그 절실함이 당신의 행동을 강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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