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회 한의학 박사

최근 들어 많은 여성들이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정계의 박근혜, 추미애, 강금실, 재계의 현정은, 스포츠계의 박세리, 미셀 위 등등.그 뿐인가요? 정부 부처에 남성부는 없는데 세계 유일의 여성부가 생겼고, 여성이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이끌고 있습니다.

단순히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된 것이 아니라 이제 남자보다 우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네요.과거 어느 때를 살펴보아도 여성들이 이처럼 득세한 적이 있었던가요? 정말 ‘여풍(女風)’이니 ‘○○○ 신드롬’이니 하는 말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현상입니다.

특별히 잘난 몇몇 사람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면 결코 ‘현상’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과연 그런지 어디 한 번 초등학교로 가 볼까요?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학생이 반장이나 전교 회장을 맡는 일은 무척이나 드물었으며, 또한 반에서 10등 이내에 드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30여 년이 지난 요즘은 어떻습니까? 여학생이 학교의 회장이나 학급의 반장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고, 성적 또한 남학생들보다 뛰어납니다.

초등학교뿐만이 아니라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도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며, 심지어 사법고시나 외무고시 등은 물론 금녀(禁女)의 성이었던 사관학교조차 여성이 수석합격을 하기도 합니다.

대체 왜 여성이 갑자기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여성들이 갑자기 똑똑해진 때문일까요? 하지만 과거에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음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활동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단지 개인의 능력 때문이라는 사실은 충분한 설명이 된다고 할 수 없겠죠.이렇듯 여성들에게 문호가 개방되고, 또한 각 분야에 진출한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은 바로 그들이 기운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를 주도하는 기운이 양(陽)에서 음(陰)으로 바뀐 것이죠. 다시 말해 양의 기운이 쇠퇴하고 음의 기운이 강해짐에 따라, 남성이 아닌 여성들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입니다.

나는 꿈을 꾸었죠 네모난 달이 떴죠.하늘 위로 올라가 달에게 말을 했죠늦은 밤, 잠에서 깨어 날개를 흔들었죠.오리는 날수 없다.

엄마에게 혼났죠.이제는 하늘로 날아가고만 싶어.날아올라 저 하늘 멋진 달이 될래요.깊은 밤, 하늘의 빛이 되어 춤을 출 거야.날아올라 밤하늘 가득 안고 싶어요.이렇게 멋진 날개를 펴 꿈을 꾸어요.난 날아올라. 나는 꿈을 꾸었죠.록밴드 체리필터(Cherry Filter)가 부른 ‘오리 날다’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입니다.

뜬금없이 유행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노래가 아니라 오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오리 로스, 오리 구이, 오리탕 등 오리를 재료로 한 많은 요리를 즐겨 먹습니다.

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오리는 거의 식용으로 쓰이지 않았고, 간혹 약용(藥用)으로 쓰이는 정도였지요.그 이유는 한의서에 “여자가 오리를 먹으면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붙은 아이를 낳는다.

”는 말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리 고기를 먹고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붙은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으니 맞는 이야기는 아니죠.그런데 왜 예전에 먹지 않던 오리고기를 사람들이 즐겨 찾게 된 것일까요? 오리가 변한 것일까요, 아니면 현대인의 식성이 변한 것일까요?오리와 비슷한 닭은 과거에도 그랬고 오늘날에도 즐겨 먹습니다.

오리는 웬만해서는 먹지 않는 금기식품이었던 반면 닭은 무척 귀하게 여겼죠. 시계가 귀하던 시절, 때맞춰 시간을 알려 주고 귀한 달걀도 쑥쑥 낳으니까요. 사위가 오면 장모가 씨암탉을 잡아 준다는 말도 닭을 소중하게 여겼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습니까?그러면 대체 오리와 닭의 어떤 점이 다른 걸까요? 왜 닭은 귀하게 대접받았는데 오리는 허투루 취급받았을까요?오리와 닭은 같은 가금류(家禽類)이지만 성질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닭은 잘 때 높은 횃대에서 자고 오리는 낮은 데서 자며, 닭은 부리가 뾰족하지만 오리는 넓적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닭은 물을 싫어 하지만 오리는 물에서 삽니다.

닭의 특징을 살펴보면 높은 곳, 뾰족한 부리, 물을 싫어하는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가 양성(陽性)의 특징이지요. 반면에 오리는 낮은 곳, 넓적한 부리, 물을 좋아하는 차가운 성질을 가진 음성(陰性)입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고 해도 본성이 바뀔 수는 없는 법. 닭이나 오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시대를 주도하는 기운이 차가운 음기(陰氣)로 바뀜에 따라 양성인 닭보다 음성인 오리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이지요.그래서 오리는 노래 제목처럼 ‘날고’ 있는 것입니다.

김종회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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