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재찬 전라북도 건설교통국장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급속한 양적성장을 추구하던 도시는 성장기를 거치면서 환경, 교통 등의 문제와 함께 도시의 슬럼화, 공동화 등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도시의 환경을 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하여 재생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게 되었다.

영국 런던 동부의 제일가는 항구인 도크랜드는 대형 선박과 컨테이너 해운이 보편화되면서 수심이 얕아 항구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도시가 쇠퇴하고 슬럼화되자 개발공사를 설립하여 재개발을 추진하게 되었다.

도크랜드 재개발의 특징은 수익성 있는 개발사업을 민간에게 맡기면서 역사적 경관의 보존과 신규 개발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로 인해 도시기능을 회복하여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주의 한옥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쇠퇴해가는 한옥지역을 2000년에 도시설계구역으로 지정한 이후에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한옥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어 최근에는 1년에 8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 하였다.

지난 5월 시군 건설교통시책 평가 우수 공무원들과 도시재생 실무 활용을 위해 체코와 터키의 세계문화유산지구를 돌아보았다.

체코는 공산주의 국가이고 우리보다 못산다고 배워 왔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프라하는 14세기의 고딕양식에서 18세기 바로크양식의 건축물이 수많은 기념물과 어우러져 있어 관광객이 넘쳐나며 “어디를 찍거나 작품이고 어디를 보거나 예술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형성하고 있었다.

체스키크롬로프는 마치 동화 속 풍경을 자아내고 있어 유럽에서 살고 싶은 도시 4위라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건물의 신축은 물론 증・개축 제한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러한 고통을 참고 견뎌낸 주민들의 협조로 현재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어 체코 관광수입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터키는 초대 아타트루크 대통령의 사진이 어디에 가나 걸려있는데 청소를 즐겨 틈만 나면 세차를 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이스탄불에 있는 성소피아성당은 비잔틴제국이 기독교 세계에서 이슬람 세계로 바뀜에 따라 기독교 문화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졌으나 오스만 제국은 성소피아 성당과 로마유산을 보존하려고 이슬람 사원으로 변경하여 사용하였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문화유산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안탈랴의 관광기반시설은 5성급 호텔만해도 186개에 달하며 공항과 항만 등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진 기반시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체코와 터키의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보고 느낀 점은 무엇보다도 자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충만하였고, 종교적 갈등조차 초월한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이를 보전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도시재생지원법률을 제정하여 정부차원의 도시재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군산시 근대역사지구는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선정되어 2017년까지 200억 원을 투입하고 2015년에 전주와 남원, 완주가 후보지에 선정되어 대상사업으로 선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키워드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바탕이 되어 기존 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민간의 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전주의 한옥마을이나 군산의 근대역사지구 등은 이러한 맥락에서 오랜 시간 준비하고 투자하여 오늘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 미래를 예견한 전문분야의 헌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계속적이고 열정적인 노력으로 전라북도가 사람과 돈이 모이는 매력적인 도시재생이 꽃피는 날을 손꼽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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