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공공장소를 가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사람이 없어요.”이다.

전통시장도 백화점도 영화관도 사람이 없다.

거리를 나가도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오가고 마치 공휴일처럼 한산한 모습이다.

유원지나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주말 한옥마을도 줄서는 모습을 볼 수 없고 어깨를 치고 다니는 불편도 느끼지 못했다.

여느 때 같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병원도 기다릴 필요 없이 가자마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크고 작은 모임들이 취소되고 나들이에 제약이 생겼다.

활동하는데 여유로워진 것 같은데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사람들의 얼굴에 그늘이 생긴 것이다.

길을 걸어 다니면서도 사람이 좀 더 모이는 곳에서는 더욱 조심스럽다.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부산에서 진행된 ITU전권회의에 발생국인 아프리카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가 불참했던 것처럼 각국에서 한국인의 자국 입국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어 여러 규모의 국제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라는 생소한 이름을 가진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 대한민국 전체의 시스템에 정체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지난해 세월호 사건 때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한다.

한 달 한 달을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자영업자들이나 전문직이라도 크고 작은 규모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규모의 수익이 예상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역시 사상최고의 규모라고 할 만큼 확대되어있다.

어느 한 부분의 경제적 병목현상이 전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메르스로인한 한국경제에 부정적 언급을 했다.

메르스라는 질병의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다면 안팎으로 경제적 타격이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은 누구누구의 잘잘못에 연연하기보다는 모두가 지켜야할 기본적인 일에 책임을 가지고 지켜나가야 한다.

여기에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공동체의식이다.

공동체 의식이란 집단이 구성원 각자의 존엄성을 인정하여야 하듯이, 개인들도 집단의 이익과 조직의 권위를 존중하고,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을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행동하여야 하는 자세를 말한다.

모두가 한 개인으로서 공동체 전체의 안정에 가치를 두고 행하기 위해 공동체와 조화를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영국의 사회 평론가였던 B. 러셀은 공동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 사는 이상사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조화를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뿐 아니라 우주의 모든 자연 법칙에 대해서 적응하고 조화하지 못하면 분열을 일으킨다.

지혜와 능력을 가지고서도 그의 이상이 사회나 우주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불행한 곳으로 몰아치는 사람이 있다.

우리의 교양이나 재능은 사회와 우주에 적응하도록 사용되어야 한다.

조화하지 못하는 지식이나 주장이나 주의는 자기 인격의 분열을 자아낼 뿐이다.

”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혼자 살 수도 없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주기도하고 받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는 각각의 가지는 특정한 직업군에 따라 필요를 생산하고 그에 따라 각 사람은 그 필요를 수용하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사회가 가지는 공동체의 구조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각 개인은 전체 안에 자신을 구속시켜야 한다.

정부는 초기 대응에 지혜롭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하고 이제 국민들의 불안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해당기관과 단체와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통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당은 이제 당리당락에 따른 비판적 시각은 국민들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정부와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은 정부의 초기 대응의 미비했던 점을 잠시 지우고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지침을 적극 수용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한 사람의 메르스 확진자에 의해 지금의 전체적인 문제를 가져온 것을 생각하고 개인의 이익을 생각하기 앞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보건소는 지난 16일 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자택격리자로 통보받았으나 무단으로 이탈한 사람들을 고발했다.

A 씨는 14일 오후 1시경 자가격리 장소인 삼성동 자택을 이탈해 연락이 끊겼고, 경찰이 위치 추적을 한 결과 양천구 목동의 친정집에 거주하면서 신정동까지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인 격리자들이 병원 격리를 거부하고 무단 외출하거나, 의료진이 진료를 거부했다고 오해하며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대구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로 진단받은 한 공무원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방문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300여 명과 접촉해 메르스 확산 불안을 가중시키기까지 했다.

지난 13일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던 중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고 소란을 피웠으며, 검사 결과도 기다리지 않고 걸쇠를 부수고 진료소를 벗어나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접촉 후 증상이 있는 상태로 제주를 3박4일간 여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41번 환자의 이동경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대처방법도 중요하지만 국민의식도 중요하다.

언론의 지나친 확대 보도는 국민들에게 두려움을 주어 사람들의 운신의 폭을 축소시켜 사회의 경직된 상황을 만들게 된다.

이제는 모든 것을 원위치로 수습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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