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현 정치부 부장

새누리당 유승민(57) 원내대표의 거취가 8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며칠 간 여권에선 박근혜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사퇴론, 반면에 국회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는 삼권분립 즉 사퇴 거부론이 맞붙었다.

이제 분위기는 사퇴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이미 유승민은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새누리당은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그래서 유승민을 지지하는 쪽에서도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기 보다는, 후일을 도모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 늘고 있다.

정치에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있는 이라면 박근혜-유승민 관계를 잘 알 것이다.

박의 총애를 받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는 정치적으로 잘 나갔다.

정치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원조친박에서 비박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떠나 이미 능력있는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승민에 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차기 대권 주자라는 평도 있고, 이상주의자라는 비난도 있다.

사퇴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유승민은 여권내 차기 주자들의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탄탄한 지역 지지도 속에 유승민 인물론이 그를 지켜주고 있다.

부러운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원하든 원치 않든, 유승민은 박 대통령의 지역이자 자신의 지역구인 TK에서 박 대통령의 후임자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보수의 진원지인 대구에서 만일 유가 경쟁에서 이긴다면 그는 포스트 박이 된다.

유승민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매니아층을 형성했다.

유승민 스스로가 만들어낸 지지도와 인기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거품과 다르다.

그러면 전북은 어떤가. 유승민과 같은 대찬 정치인이 있는가.안타깝지만 김원기, 정동영, 정세균 이후 그 뒤를 이을 인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우려가 많다.

정치력과 중량감, 능력을 두루 갖춘 인사 상당수가 국회의원 총선 후보 공천에서 자의든 또는 타의로 여의도를 벗어나면서 대찬 인물을 키워내지 못했다.

여의도로 상징되는 권력이 없으면, 아무리 유능한 정치인이라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정치인은 국회에 들어가야 하고 국회에서 힘을 키워야 하며 그를 바탕으로 지역을 대표하고 당을 대표하고 나아가 당의 차기 경쟁 주자가 되는 것이다.

유성엽(55)을 주목해 보자. 무소속으로 두 번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너무 강렬한 인상과 정치 행보 때문인지 유성엽에 대한 호불호 역시 뚜렷하다.

전북지사 후보 경선이나 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올 초에 치러진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간발의 차로 당선됐다.

실패를 거듭했지만 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유성엽에게 기대를 걸 만한 부분은 그의 도전정신이다.

도전을 무서워하는 정치인에게는 앞날이 있을 수 없다.

그가 도전하지 않았고 지역구 챙기기에 전념했다면 아마 그는 지금 무소속 3선 행보를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탄탄한 지역구를 바탕으로 한, 그의 강한 목소리도 기대를 걸 만한 대목이다.

지역이 탄탄하다는 점은 정치인에게 자신감을 준다.

당 대표나 혁신위와의 면담, 회동에서 유성엽은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이런 점은 차기 공천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 지역의 민심을 가감 없이 표출하는 모습에서 야권의 유승민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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