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갑자기 “광주전남과 전북은 다르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호남의 ‘여당’이자 국회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안철수 탈당 이후 내홍이 불거지고, 거취를 고민하는 의원들이 대거 나타나면서 도내 정가에 이런 말이 회자되고 있다.

전북 현역들을 붙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될 듯 하다.

광주에서 탈당 의원이 많이 나오고 신당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라 해서 굳이 전북까지 따라갈 필요가 있느냐, 탈당 대열에 동참할 필요가 있느냐 그런 의미일 것이다.

광주전남권이 탈당한다고 전북까지 흔들릴 필요는 없다는, 어쩌면 매우 당연한 ‘자존감’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다.

광주전남 의원들의 정치 인식과 전북 의원들의 그것이 다르다는 거다.

나아가 “정말 전북이 달라져야 한다”는 기대감도 섞여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말이 도민들 정서에는 맞을 수 있다.

과거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면 전북은 광주전남에 비해 매번 불이익을 받아왔다.

민주당-열린우리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도 광주전남이 중심이 됐고,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에도 광주전남이 전북에 비해 상대적 혜택을 받았다.

정세균-정동영-정균환 그리고 김원기 국회의장 등이 활약할 그 당시를 제외하곤 전북은 여도가 되든 야도가 되든, 광주전남보다는 어떻든 불이익을 받아왔다.

그러니 광주전남과 전북은 다르다는 말이 공감을 얻을 수도 있다.

말의 핵심은 광주전남에 끌려가지 말자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지는 않은가 짚어봐야 한다.

전북 현역의원들이 신당으로 이탈하지 않고 새정치연합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면, 문재인 지도부는 그에 상응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속된 말로 전북 의원들이 당 지도부, 주요 직책에 다수 임명돼야 한다.

누구를 임명하든 정책위의장을 못해 낼 것이며, 누가 하든 원내대표를 못할 것인가. 또 일례로 핵심 실세라는 총무본부장, 그 자리도 전북에 넘겨줘도 될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되겠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를 징계하고, 친노 지도부가 전북 중진을 원내대표로 선출해도 될 것이다.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 전북 정치를 휘어잡을 것 아닌가. 안타까운 생각이 많아 이렇게까지 표현을 했지만 여하간 전북은 현 상태에서 최대한 많이 얻어내고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광주전남과 전북이 다르다는 논점은 차치하고, 전북이 앞으로 달라야 점은 분명히 있다.

광주전남은 목소리가 크고 전북은 목소리를 내는 이가 드물다.

현 탈당 상황에서도 그렇다.

목소리를 내야 ‘대우’를 받는 것은 비단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현상이다.

전북이 강한 목소리를 낸다면, 여나 야 모두 전북을 주시할 것이다.

많이 아쉬운 대목이다.

정말 달라야 할 때는 달라져야 하는데, ‘호남 정치-호남 정신-호남 경제’ 복원의 목소리가 높은 현 시점에도 전북의 목소리는 그다지 높지 않다.

광주전남보다 오히려 더 목소리를 높여도 될 텐데 말이다.

탈당한다 한다 하다가 안 해도 되는데, 아예 처음부터 전북은 조용하니 전북이 묻혀있는 것 아닌가.목소리를 내야 할 때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어중간한 스탠스를 취했다간 어느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팽 당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정치가 생물이라고는 하지만, 그 요체의 한 부분은 사술(邪術)이다.

사술을 피하고 전북을 위하겠다면, 정치생명을 걸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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