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서 중앙지구대 순경 신희선

최근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선 노인들의 빈곤과 자살에 대해 심도있게 다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현실적이여서 더욱 착잡해야 했고, 보고 난 후에도 그 무거운 마음을 쉽사리 내려놓지 못하였다.

다른 나라 보다 노인을 공경하고 연장자에 대한 예의가 깍듯한 한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노인들은 다른 나라의 노임들보다 불행하다고 한다.

노인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두 가지 부분에서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하나는 노인 빈곤층 비율, 그리고 다른 하나는 노인 자살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인 노인 10만명당 약 80명이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80세 이상인 노인의 경우 10만명당 117명 정도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노인 10명중 1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노인이 사회와 가족의 외면 속에서 빈곤과 소외감과 싸우다 자살을 선택한다.

부끄러움을 떠나서 끔찍하고 무서운 통계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지금껏 생각했던 자살은 자살이 아니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의 다른 이름이다.

세대를 막론하고 자살의 원인은 절망감이다.

노인은 많은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에는 상심하지 않는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인생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특히 인간의 성장기를 거쳐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동안 가장 큰 숙제는 늙음과 죽음에 직면하는 것이다.

노인은 자신의 노쇠한 육체, 지친 마음을 감당해야 하며, 가까운 지인들과 가족들이 떠나가고 벗이 죽어가는 것을 견뎌내야 한다.

이런 일이 쉽게 익숙해질 리가 없다.

노인의 자살을 막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사회적으로 노인이 경제적인 궁핍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고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지역 사회와 이웃들의 관심도 큰 힘을 발휘한다.

노인과 떨어져 사는 가족은 자주 연락하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써야한다.

자신이 가족들에게 사랑 받고 존중 받는 존재임을 자주 일깨워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연히 노인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건강한 몸과 정신을 관리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따뜻한 공감을 보내 주는 것이다.

노인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불 탄 것과 같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질병으로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사회의 노력과 우리의 관심으로 자살을 고민하는 노인들에게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는 비극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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