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천금(一刻千金), 극히 짧은 시간도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현장으로 출동을 하다보면 그 짧은 시간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화재와 각종 응급사고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방대원의 신속한 현장 도착이다.

하지만 현장 출동 중 시장이나 주택가, 아파트 등의 소방차량 진입로 상에 주정차 차량과 여기저기 방치된 장애물이 소방차의 현장진입을 방해하거나, 일반차량이 출동하고 있는 소방차에 길을 양보하지 않아 신속한 현장 도착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화재 및 구조, 구급 출동 시 긴급자동차가 최대한 빨리 도착하여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시간을 골든타임(화재의 경우 5분, 응급환자의 경우 4~6분)이라 한다.

소방출동로 확보는 골든타임 안에 현장도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재의 경우 일정시간이 지나면 불길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모든 건물로 확대되어 구조대원이 인명구조를 위해 건물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화재발생 후 골든타임 5분이 넘어가면 1분이 지날 때마다 인명생존율이 25%씩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2015년 1월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에서는 아파트로 진입하는 길목이 불법주차로 혼잡했고, 이로 인해 초기 화재대응을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남으로 연소가 급속히 확대되어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만약 소방차량이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해 화재진압 활동을 펼쳤다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응급환자도 대부분은 골든타임 안에 응급처치를 받아야 소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 생긴 응급환자는 구급대의 현장도착과 병원까지의 신속한 이송이 매우 중요한데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받으면 뇌세포가 손상되기 전에 소생하여 심각한 후유증을 방지할 수 있다.

지난 9월 완주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는 퇴근길 상습 정체구역 편도 2차로에 가득 서 있던 차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만들어진 ‘생명의 차선’을 통해 골든타임 안에 병원까지 이동 될 수 있었다.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환자는 바로 자가호흡이 돌아옴으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작은 실천으로 골든타임 내에 소방차량이 도착하면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먼저 좁은 도로에서는 가급적 한쪽으로 주차하고, 모퉁이에서는 절대 주차를 하지 않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상가 앞 도로상에 물건을 쌓아놓지 않아 소방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파트에서는 소방차량의 출동로 확보를 위한 홍보방송 및 지도가 이루어 져야 한다.

출동 중인 소방차에 진로를 양보하는 것 역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일반도로에서는 오른쪽 가장자리로 진로를 양보해 운전 또는 일시 정지하고, 편도2차로의 경우 긴급차량은 1차로로 진행하게 되므로 2차로로 양보해야한다.

편도 3차로의 경우에는 긴급차량은 일반적으로 2차로로 진행하므로 일반차량은 1차로 및 3차로로 양보해 운행해야 한다.

교차로부근에서 긴급차량이 접근하는 경우 교차로를 피해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 해 양보하고, 일방통행 도로에서는 우측 가장자리로 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긴급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좌측 가장자리로 피해 정지, 양보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짧은 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생과 사를 넘나드는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고 평생 쌓아온 재산이 한 순간 날아갈 수 있는 시간일 수도 있다.

도로상에서 출동 중인 소방차를 만나게 된다면, 그 소방차가 출동하는 곳이 사랑하는 내 가족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단 1분이라도 빨리 갈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한다.

불편을 감수한 나의 작은 실천이 사랑하는 우리 가족은 물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석주 고창소방서 흥덕119안전센터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