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윤수 92.7점 장원 등극 대통령상 부재 예선 2명뿐 미숙한 진행-환경 빈약 등 지역국악인 배제 성공 발목

제43회 전국대사습놀이전국대회에서 방윤수씨(45. 광주광역시)가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했다.

이번 대사습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과 한옥마을 일원에서 개최됐으며, 지난 11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펼친 대사습 본선에서 방윤수는 심사위원 평균 65.4점, 청중평가단 27.2점 등 총 92.6점을 받으며 이번 대회 장원에 올라 상금 5,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는 최대 상금과 함께 대사습 최초로 청중평가단 제도가 도입돼 심사 공정성을 확보했다.

또 다양한 기획행사를 통해 시민과 지역 국악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전진 배치했다.

하지만 대통령상의 부재는 예상외로 그 여파가 컸다.

대회는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하락됐으며, 기획공연의 경우에도 시민들 참여가 저조해 한산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대통령상의 부재로 참가인원 축소가 일찌감치 예상된 가운데 실제 판소리명창부에 단 4명만 지원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마저도 2명은 예선에 참가하지 않아 달랑 2명을 놓고 장원을 가리는 일도 생겼다.

이럴 바에는 장원을 배출하지 않는 게 오히려 대회 권위를 세우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 소리꾼은 “예로부터 흥부가나 수궁가는 상대적으로 다른 바탕에 비해 부르기가 수월해 권위있는 대회에선 부르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었다”며 “이번 판소리 명창부 본선 후보 모두 흥부가를 불렀는데 상을 주기엔 아쉬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미숙한 진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기악 부문의 한 참가자는 7분 연주를 다 마치지 못한 채 무대를 내려왔다.

하지만 이 참가자가 본선에 오르자 다른 참가자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들은 “연주시간이 모자란 사람이 예선을 통과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서투른 대회는 처음 봤다”며 “심지어 심사위원장이 계단에 넘어져 병원에 갈 정도였는데 안전사고에 대한 공지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기악예선이 치러진 오목대는 모기, 젖은 바닥 등 대회장소로 성격이 맞지 않고 환경의 빈약함에 놀랐다는 것이다.

참가비를 냈음에도 참가자 배려가 전혀 없어 참가비 사용출처가 궁금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역 국악인들의 외면도 성공적 대회의 발목을 잡았다.

전주시는 별도의 조직위를 구성해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을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사실상 외지인과 다름없다.

김 조직위원장 역시 도내 사정을 잘 모르는 총감독을 임명, 이번 대사습은 자의반 타의반 도내 국악인들의 배제로 진행됐다.

실제 본선이 열렸던 유산원 공연장에 도내 국악인들 모습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다.

한 국악인은 “대회 규모도 축소돼 축제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외지인들이 대사습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도내 국악인들이 배제되는 상황이 됐다”며 “명망 있는 사람을 데려오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행정주도로 진행된 이번 대사습의 한계다”고 밝혔다.

대사습에 참가한 한 심사위원은 “대사습을 원상회복하기 위한 여러 사람의 노고는 치하하지만 그 문제를 푸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심사방식 역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데다 오히려 부패를 불러들이는 형식이다. 방송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대사습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문별 장원은 다음과 같다.

가야금병창=송란, 기악=여상근, 무용=전보현, 민요=금빛여울, 농악=세한대 전통연희학과, 판소리 일반=정윤형, 명고수=추지훈, 시조=이현택, 궁도=오양환.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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