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전국팔마고수대회 장인선씨 대통령상 영예 전국 최초 여자고수 수상 여성 섬세한장단 인정받아

판소리 고수대회에서 여성고수가 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고수계에 전국 최초로 여성이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이다.

지난 10일 순천에서 열린 제25회 전국팔마고수경연대회에 참가한 장인선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이번 수상은 그동안 남성들이 주를 이루던 고수계에서 첫 여성명고의 탄생을 알렸다.

그동안 명고자리를 목표로 수많은 여성들이 도전했지만 물거품이 돼 왔다.

남성의 북 치는 힘을 넘어서기 힘들어서다.

하지만 남자 전유물이던 판소리계에 여성명창이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고수계에도 언제가 여성의 시대가 오리라는 기대가 이제 현실이 됐다.

‘여류명고가 되는 게 꿈이다’란 말을 수도 없이 되새기며 연습한 결과다.

남성처럼 힘은 없지만 반면 여성 특유의 세밀한 장단이 특징이다.

장인선씨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중학교 시절 취미로 농악을 하다 고등학교부터 타악을 전공했다.

지난 2000년 전북도립국악원에 입단한 이후 17년 동안 관현악단에서 타악을 맡아 왔다.

하지만 명고가 되겠다는 꿈이 항상 가슴 한켠에 자리잡았고, 조용안 현 관현악단장으로부터 고수의 길을 걸었다.

‘힘든 길을 왜 가느냐’는 조용안 단장의 만류도 있었지만 그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하지만 북을 칠수록 소리의 깊이 뿐 아니라 관현악의 깊이까지 알게 되면서 고수에 대한 갈망을 더욱 커져만 갔다.

“다른 것을 공부하게 되면 내 것에 대한 시야도 넓어지게 된다. 스승마저 만류를 했고, 스스로 포기한 여성들도 많았지만 꿈을 접을 수는 없었다. 손에 굳은살이 배일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했다.”

하지만 명고의 길은 쉽지는 않았다.

관현악단의 경우 지휘자의 동작에 따라 북을 치면 되지만 고수는 오로지 창자의 호흡에만 의지해야 한다.

창자의 호흡에 따라 북 치는 속도를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

치면 칠수록 어려운 영역이고, 지금까지 다뤘던 타악기 중에 가장 다루기 힘든 것임을 알게 됐다.

그럴수록 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여성 명고에 대한 생각은 더욱 간절해졌다.

대통령상 수상으로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만큼 책임감도 어깨를 무겁게 누른다.

주위의 칭찬이 칭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여줄 각오다.

“전국고수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 이제는 실력이 입증된 만큼 무대에서 북 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상만 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리꾼들이 불러주는 진정한 고수가 되겠다.”

고수의 길을 인도했던 조용안 단장은 “처음엔 만류를 했지만 워낙 욕심이 강했다. 가르치면 될 것 같은 가능성도 매우 컸다”며 “앞으로 여성의 섬세함을 앞세워 명고수 뿐 아니라 훌륭한 타악주자가 되길 바란다. 다양한 음악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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