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사모펀드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펀드의 투자주체가 종전에 극소수 부유층 및 기관투자자에서 중산층 금융소비자로 확대됨에 따라 ’15.10월말 197조에 불과했던 사모펀드 설정액 규모가 ‘19.9월말에는 약 395조원으로 단기간 내에 약 두 배가량 증가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사모펀드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사모펀드 시장이 더욱 성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 사모 헤지펀드 1위인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수천억원대 펀드가 환매 중단됨에 따라 시장투자자들이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은 현재까지 총 8,466억원 규모의 93개 펀드가 환매 중단되었다고 밝혔는데, 채권의 상환금 지급이 연기될 수 있는 약 4,897억원 규모의 56개 펀드까지 합치면 총 환매 중단금액은 최대 1조 3,363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 시장규모가 팽창하고 있는 반면, 투자자의 펀드 관련 인식수준은 답보상태거나 오히려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실시한 ‘2018년 펀드 투자자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펀드지식 관련 평균점수는 10점 만점에 5.4점으로, 조사를 처음 시작한 ‘07년도 7.5점보다 한참 낮은 점수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펀드 투자설명서, 약관, 운용보고서를 상세히 확인하는 투자자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투자설명서, 약관을 ‘꼼꼼히 읽어 보았다’는 응답자도 30% 수준으로 최근 3년간 답보상태이며 ‘가입한 펀드의 운용보고서를 읽어 봤다’는 응답률(41.8%)이 ‘운용보고서를 받았지만 읽지 않았다’는 응답률(53.9%)에 미치지 못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의 변동가능성으로 인한 투자손실은 어쩔 수 없지만 투자자의 무관심과 부주의로 인해 위험을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하여 금전적인 손실을 입는 것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사모펀드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숙지하여 사모펀드를 투자해야 할 것이다.

먼저, 사모펀드를 투자하기 전에 환매 제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공모펀드 같은 경우 환매가 금지되는 펀드에는 상장을 의무화 하고 있어 투자자금을 쉽게 현금화 할 수 있지만, 사모펀드의 경우 공모펀드와 달리 환매가 금지 되더라도 상장의무가 없기 때문에 환금성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환매가 불가능하거나, 분·반기 등 일정 주기로만 환매가 이루어져 펀드 환매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가입 후 일정기간 이내에 환매할 경우 높은 환매 수수료를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전에 해당 펀드의 환매가능여부, 환매조건 등을 미리 확인하고 본인의 자금 스케줄에 맞추어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사모펀드의 투자전략 및 주된 투자대상을 확인해야 한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에 비해 운용상 제한이 매우 완화되어 있고, 금전차입 등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펀드 성과에 연동하여 운용보수를 받는 성과보수 펀드의 경우 고위험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예상보다 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모펀드에 투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당 펀드의 주된 투자대상과 투자전략이 무엇인지 집합투자규약 등을 통해 꼼꼼히 확인해 본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은행, 증권사와 같은 판매회사 직원에게 문의하여 관련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모펀드에 자금을 납입한 투자자는 직접 판매회사를 통해 펀드의 운용실적 등을 확인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 관련 운용 및 공시 규제가 적용되는 공모펀드의 경우 운용회사는 최소 분기별 1회 이상 투자자에게 운용보고서를 교부하여야 하나, 사모펀드 운용회사에게는 이러한 의무가 없다.

다만, 사모펀드의 경우에도 판매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운용실적이 안내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투자 실행 이후에도 판매회사에 문의하여 운용실적을 주기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사모펀드는 과거 목돈을 만들기 위해 조직된 계모임과 유사하다.

계주가 전반적인 곗돈을 관리하고 계원들에게 순번대로 자금을 분배하는 것처럼 사모펀드 또한 계주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운용사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수취 받아 일괄적으로 운용하고 투자손익을 배분한다.

계주의 사기행위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주기적으로 계주의 자금운용 상태를 체크하여야 하듯이 펀드투자자 또한 운용회사의 투자상황 등을 정기적으로 챙기고 사모펀드의 전반적인 정보를 숙지해야 만이 자신의 재산을 지켜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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