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등 기상악화-배생산량↓
전년비 18%↑··· 가계 부담
배 65%-계란 40%-곶감 34%
전통시장 26만6,219원 저렴

올해 설 차례상 차림비용(4인 기준)은 평균 31만2천309원으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봄철 저온 피해와 장미, 태풍 등의 기상악화로 사과, 배 등의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인해 채소류와 계란 등의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명절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축된 가계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5~26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주점, 중앙시장, 남부시장 등 도내 유통업체 24곳을 대상으로 설 제수품(32개)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평균 구매비용은 31만2천309원으로 지난해 설 명절보다 4만7천729원(18.0%)가량 올랐다.

이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설과 비교해 평균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배(65.3%), 사과(46.1%), 단감(46.7%), 국산곶감(33.6%), 대파(141.2%), 시금치(34.2%), 소고기(산적용·3.2%/국거리·11.8%), 계란(39.8%), 가래떡(21.6%), 두부(20.9%), 약과(27.9%) 등 총 22개 품목으로 조사됐다.

하락한 품목은 배추(-3.3%), 무(-19.1%), 참조기(국산·-13.5%), 북어포(-6.5%), 동태포(-1.5%), 밀가루(-6.8%) 등 10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대체로 수산물은 하락했지만 배추와 무 등을 제외하고 차례상에 주로 오르는 채소류는 올겨울 북극한파의 여파로 인해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은 사과, 배는 물론 단감과 곶감 등도 지난해 기상악화로 인해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 설보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여기에 축산물 역시 지난여름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소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 계란도 최근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살처분으로 치솟으면서 설 차례상 비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업태별로는 전통시장(4인 가족 기준)은 26만6천219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중소형마트(30만5천922원), 대형마트(33만1천330원), 백화점(36만5천167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은 특히, 지난 설 대비 무려 28.3% 상승했으며, 중소형마트는 12.3%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최근 한파가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채소류 출하량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명절이 다가올수록 소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설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소비자정보센터 관계자는 “과일류나 축산물, 수산물은 원산지, 상품에 따라 업태별로 가격이 차이가 있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참고하면 좀 더 저렴하게 장을 볼 수 있다”며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전반적으로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저장성이 있는 품목은 미리 구입해 보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농수축산물을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하는 악덕업소가 있는 만큼 원산지 표시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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