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인구 '두물머리 물처럼'

두물머리 나루터서 엮은 수필집 발간
튼실한 열매보다 아름다운 향기 남겨

나인구의 수필집 ‘두물머리 물처럼’이 발간됐다.

요즘 현대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해 메타와 퓨전이라는 말에 모든 것이 귀결되는 시대다.

퓨전이란 기존의 것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격을 해체함으로서 다양한 가치와 그로 인한 존재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바람이며, 이 바람의 속성은 혁신이고 혁명이다.

하지만 나인구의 수필 생명력은 문학성과 상상력이라는 본질을 추구하고 있다.

우선 수필은 나눔의 고유의 미를 미적 향기로 담아내야 하며, 진한 인간이 수용해 창작적 품위를 갖춰야 한다.

시가 언어의 집이라면 수필은 인간의 행로이고 결국 인간학이다.

그러므로 인간적 향기의 탐구와 탐색은 수필의 본령이다.

나인구의 수필은 진정한 삶의 깊이가 어디에 있는가를 살피고 깨우쳐준다.

이런 측면에서 나인구는 인생의 삶이란 단어는 참으로 그 깊이를 다할 수 없는 진지한 삶의 표현이며, 이런 표현은 오늘날 우리에게 옷깃을 여미게 하는 숭고한 삶의 양식이라 강조한다.

바람이 머무는 곳, 빛바랜 추억, 추억의 무늬, 옥정호, 추억의 전주 한벽루, 청라언덕에서, 정학동 삼성궁을 찾아서, 친구와 벗, 한벽당의 추억, 힐링의 호반 덕진, 도당산 인후공원의 수필들은 자연과 추억과 삶의 흔적들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필은 서정적 성분의 함량이 많을수록 더 감상적이고 심미감을 주며, 대중적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 들 수 있다.

나인구의 수필은 가식 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소박한 여정의 자취를 남긴다.

수필은 그것을 창작한 사람의 체취이고 체온이며, 본래 모습이다.

그러기에 수필을 쓰는 사람의 가장 큰 고뇌는 무엇보다 자신을 정직하게 드러냈을 때 주변에 끼치는 영향력과 자기에 돌아올 반대급부적인 문제점을 살펴야 하는데 그것은 작가의 인생 전부에 대한 평가도 될 수 있고, 살아온 삶의 정의가 될 수도 있다.

나인구 작가는 이 수필집에서 음모는커녕 죄없는 가면까지도 벗어보이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권위와 체면 유지에 대해서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솔직하고 겸허한 사람으로 살기 위한 자세이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당당하면서도 무서운 오만과 질타가 있다.

온갖 위선을 숨기며 목에 힘주고 뽐내는 사람들을 향한 당당한 질타다.

안도 문학평론가는 “나인구 수필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비전이라는 불꽃을 심어주며, 비전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비전의 힘 덕분에 이를 통해 꿈을 향해 끝까지 즐겁고 신나게 가는 로드맵을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자신의 말처럼 선물 받은 여생을 베풀며 살아가는 올바른 좌표로 밝고 맑은 세상과 소통하며 모든 수필가에게 반면교사가 되는 삶을 소망한다”고 평했다.

나인구 수필가는 “고희라는 간이역을 지나며 수필집 그런 돌이 되고 싶다와 시집 간주곡의 서정을 세상에 내놓을 때만 해도 글을 쓰고픈 갈증을 느끼며 살았다. 하지만 세월의 강은 흘러 어느덧 희수의 강나루에 도달했다”며 “이제 두물머리, 희수의 나루터에서 엮어 올리는 작은 모습을 담아 세상에 내놓는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꽃 피우며 튼실한 열매는 아니지만 향기만이라도 남기고픈 마음이다”고 밝혔다.

김제 출신으로 전북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69년 익산고를 시작으로 전라고, 완산고 등을 거쳐 2007년 정년퇴직했다.

2008년 대한문학에서 시와 수필로 등단했고, 전국모범교사상, 문교부장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대통령상, 대한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전주문학상, 은빛수필문학상, 완산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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