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현대중공업의 사회적 책무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본보는 선박 환경규제 강화와 세계 물동량 증가로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대의 수주를 기록하고 있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만큼은 미온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1면 톱기사로 다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사회적 책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할 시점에 도래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왜 이런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현대중공업이 올 1분기 수주 실적이 분기 기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잠정 수주실적은 선박 27척에 수주 금액만 해도 무려 28억2천만 달러, 환화로 환산하면 무려 3조1500억여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실적이었던 5억9800만 달러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며, 최근 6년간 1분기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5년의 6억3600만 달러보다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증가세는 최근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물동량 증가로 해상 운임이 상승하면서 선박 발주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열렸던 국무회의에서도 정세균 총리는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글로벌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의 친환경·초대형 선박 건조 기술력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발주의 중심이 비용에서 환경과 기술로 옮겨가면서 국내 조선 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해수부 등 관계부처도 적극 나섰다.

조선산업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를 수성할 수 있도록 미래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등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사정이 이처럼 나아지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현대중공업은 미온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군산조선소를 가동하기에는 물량이 충분치 않다며 4년째 재가동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월 도 고위간부가 현대중공업 임원진을 만나 자리에서도 조만간 로드맵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수개월이 지난시점에서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라고 한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시기, 현대중공업 측과 접촉해 늦어도 4월에 의사를 전달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 등에 비춰볼 때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입장 표명은 더 이상 미룰 명분이 부족하다는 게 지역의 정서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이번 실적을 계기로 대기업 위상과 책무에 걸맞은 행동에 나서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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