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시군체육회 vs 노인체육회 갈등

시군체육회 도의회 노인체육진흥 조례안
"체육계 분열 우려" 입법 반대 성명 발표
시군체육회 예산 삭감해 별도단체 지원
조례안 폐지까지 입법 반대시위 이어갈 것
노인체육회 출범부터 부정적 입장 표명
"설립 반대"-"자숙 했으면" 등 발언 쏟아내

노인체육회 법적 지위 받은 정상적 단체
전북노인체육진흥 조례안 반대 안타까워
전북체육 위해 노력한 원로들 폄훼 유감
시군체육회 사업-예산 손해끼칠 이유없어
노인건강증진 위한 체육 프로그램 개발
노인 전문체육 지도자 양성 최선 다할 것

전북노인체육회에 대한 시군체육회 갈등이 결국 수면 위로 올라왔다전북노인체육회에 대한 시군체육회 갈등이 결국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전북 14개 시군체육회 회장단협의회는 지난 19일 전북도의회의 ‘전북노인체육진흥’에 관한 조례안 입법예고안에 대해 강한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기존 체육단체와 관계없는 별도의 체육단체를 통해 노인체육을 육성하는 내용의 조례안에 대해 철회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전북노인체육회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 14개 시군체육회에 지원되는 예산이 삭감되고 노인체육회에 지원되는 것에 대한 강한 반발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전북체육회 이사회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이어져 이들의 갈등은 일찍부터 예고돼 왔다.

하지만 노인체육회는 조례 입법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들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각오다.

향후 전북노인체육회가 각 시군노인체육회 및 산하 종목단체 구성이 완료될 경우 양 단체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편집자주     

 

# 갈등의 시작    

전북 14개 시군체육회 회장단 협의회 및 사무국장 등은 지난 19일 전북도의회에서 ‘전북노인체육진흥’에 관한 조례안 입법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전북도의회가 입법 예고한 ‘전북노인체육진흥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뜻을 전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번 조례안은 노인체육과 관련된 별도의 단체를 설립하고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전북노인체육회 지원을 염두에 둔 내용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조례안이 노인체육 진흥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운영 계획하고 있는 현장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온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2 노인체육의 진흥이 신설되면서 노인체육 진흥에 필요한 시책과 노인 건강유지, 증진을 위한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또는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도를 비롯해 14개 시군 및 전북체육회와 14개 시군체육회는 노인체육진흥을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계획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조례안은 도내 체육인들은 사분오열하려는 우려가 있다. 도내 14개 시군체육회 회장단은 해당 조례안의 입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북체육진흥조례에 노인체육 진흥과 어르신 건강증진을 위한 시책, 재정지원을 전북체육회와 시군체육회 역할이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번 입법 예고한 조례안을 보면 기존 체육단체와 관계없이 자치법규를 통해 별도의 체육단체 즉 노인체육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전북체육회와 14개 시군체육회에 지원되는 예산을 삭감해 해당 단체에 지원하려는 것이 아닌지 정확한 뜻을 알고 싶다”고 주장했다.

또 “조례안이 폐지되지 않을 경우 14개 시군체육회 임직원을 비롯해 도내 30만 체육인들은 해당 조례안이 폐지될 때까지 조례안 입법 반대시위를 통해 우리 뜻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이미 전북노인체육회가 출범한 지난해 감지되기 시작했다.

10월 전북노인체육회가 창립총회를 가지자 11월 진행된 전북체육회 이사회에서 이를 성토하는 발언들이 잇따랐다.

오교만 고창체육회장 겸 전북체육회 이사는 “도내 14개 시군체육회장들은 노인체육회 설립에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고 운을 뗐고, 이상윤 이사는 “노인체육회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안타깝다”며 “자숙을 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하면서 노인체육회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자숙’이란 단어는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다’란 사전적 뜻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이보다 훨씬 부정적인 상황에서 사용하는 단어다.

그만큼 노인체육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사회 직후 전화통화를 통해 오교만 고창체육회장은 “몇년 전 생활체육회와 전문체육회가 통합을 했는데 노인체육회가 생기면 또 다시 분열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특히 군단위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노인체육회로 흡수되면 둘 다 힘들어진다. 체육회 내에 노인체육회 분과를 만드는 방안도 있다. 도내 14개 시군체육회장에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모았다”며 이사회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북노인체육회 관계자는 “노인체육회는 법적인 지위를 받아 정상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왈가왈부할 사항이 아니다”며 “같은 체육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는 심정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전북노인체육회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19일 진행된 도내 14개 시군체육회의 전북노인체육진흥에 관한 조례안 입법 반대 움직임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전북노인체육회는 “전북노인체육진흥조례안이 전북시군체육회 반대로 무산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노인체육회는 전북체육 발전에 노력한 원로들이 조직을 구성해 노인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시군체육회는 마치 체육단체 유일한 조직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노인체육회를 멸시하는 듯한 폄훼 발언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인체육조직은 전국 각 시도에서 동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 전북만이 강력히 반대하는 것은 더욱 유감스러운 상황이다”며 “노인체육회는 시군체육회와 경쟁하지 않고 독자적인기능과 현실적인 노인체육 프로그램, 노인 전문체육지도자 양성 등으로 노인건강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시군체육회 사업이나 예산 등은 전혀 손해를 끼칠 이유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전북 노인체육회가 좀 더 건강하고 새로운 전략으로 노인건강증진에 앞장 설 수 있도록 좋은 의견과 지도편당 당부한다”고 제안했다.



# 전북노인체육회는  

노인체육회는 지난 2020년 국회에서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 2항 ‘노인체육진흥’ 관련 법이 신설되면서 노인체육지원 근거 법률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대한노인체육회를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노인체육회가 설립됐고, 전북은 지난 2020년 10월 17일 창립총회를 마치고 21명의 이사진을 구성하고 노인체육진흥을 위한 전반적인 사업 수립단계에 있다.

대한노인체육회는 지난 2018년 창립돼 노인인구 1000만 시대에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운동 종목 개발보급 및 노인체육대회 개최를 통한 건강 증진과 여가 선용 목적을 위해 설립됐다.

그동안 추진해온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5월 20일 국회에서 통과돼 제10조 2항 노인 체육이 진흥 조항이 신설됨에 따라 오는 12월 10일부터 국가와 지자체의 노인 체육에 관련한 시설 및 운영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전북노인체육회도 지난해 10월 창립총회를 갖고 초대회장으로 김문철 추진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김문철 초대회장은 “전북노인체육회장으로 선임돼 영광보다 걱정이 앞선다. 노인들의 건강한 삶과 건강한 체육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며 “혼자 할 수 없는 일인 만큼 모든 체육인들이 합심단결해 시군체육회와 종목단체 활성화에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대한노인체육회 김천환 회장은 “기존 대한체육회 소속에서 독립을 하는 데 2년이 걸렸다. 우리가 나갈 길을 만들기 위해 노인체육회가 발족됐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800만의 노인을 위해 정부의 지원근거를 위한 조직을 만들고 노인들 복지를 위해 앞장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양 단체 입장  

강광 전북시군체육회장단협의회장

▲ 전북 14개 시군체육회 회장단협의회 강광 회장  

“체육회 미래를 위해선 분열은 안된다. 노인체육회는 체육회 산하에 들어와 더 보강하고 잘 되는 방안으로 가는 게 맞다.”

지난 19일 성명서 발표 직후 전북도의회에서 만난 강광 회장은 옥상옥 체육회는 분열만 초래할 뿐 아니라 노인체육회 설립의 참뜻도 아님을 밝혔다.

강광 회장은 “어르신이 건강하게 운동을 하려면 시설 보강 등이 선행돼야 하는데 무작정 분리만 하면 안된다”며 “지자체는 보조금을 시군체육회에 지원을 하고 일원화해서 발전적 운영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읍시체육회장을 맡고 있는 강광 회장은 “정읍의 경우 게이트볼이나 파크골프 등 정읍시체육회에 노인구성이 20% 정도 된다. 타 시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며 “정읍시체육회에 노인위원회가 없었는데 이참에 노인위원회를 구성해 발전적 운영을 할 것이다. 또 각 협회별로 노인을 중심으로 잘 진행이 되고 있다. 노인체육회 등 별도 조직이 만들어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노인체육회와 같은 별도 조직이 구성되면 예산과 인력이 나뉘고 분란만 일어난다. 원천봉쇄가 필요하다”며 “만약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30만 체육인이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문철 전북노인체육회장

▲ 전북노인체육회 김문철 회장

“노인인구는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노인체육회 구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대한 시비를 거는 것은 참 안타깝기만 하다.”

김문철 회장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이사회를 열고 관련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전북노인체육회는 고창과 정읍, 장수와 순창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노인체육회 구성을 마쳤다.

경기단체 역시 10개 종목 구성이 완료됐다.

김문철 회장은 “부산은 부산체육진흥조례안에 노인체육 지원 조항을 삽입했고, 타 시군도 관련 조례를 만드는 중이다”며 “전북이 선도적으로 나가려 했으나 아쉽게 됐다.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사람을 동원해 우리 세력을 보여주는 행동 등을 하지 않겠다. 어른다운 행동으로 진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군체육회에서 우리를 미워할 이유가 없다. 조례가 통과되면 우리 뿐 아니라 시군체육회도 함께 갈 수 있는 길이다”며 “노인 건강증진을 위한 일인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반대를 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 이제 걸음마를 떼려는데 걷지도 못하게 주저앉히는 꼴이 됐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일과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그럴 이유도 없다”며 “노일을 위해 일을 하니 외부에서는 반대가 아니라 협조를 해줘야 한다. 그 누가 반대를 해도 우리는 우리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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