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블룸버그는 지난 2일 ‘2021년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대한민국을 세계 1위로 평가했다.

벤처 강국인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제치고, 조사 대상 60국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았다.

하지만 한국이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블룸버그가 혁신지수를 발표한 최근 9년 간 무려 7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언뜻 보기에는 우리나라가 가진 IT강국의 이미지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해양 등 기술 집약적 산업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가장 혁신적인 국가일까? 블룸버그의 주요 평가 방식에 의문의 해결점이 있다.

왜냐하면 연구개발 지출비중, 생산성, 제조업 부가가치, 특허 등을 양적으로 평가하여 종합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쓰이지 않는 장롱 특허는 미국보다 많다고 한다.

제조업 중심에다 연구개발 비중이 높다고 해서 혁신지수 1위에 기뻐해야 할 것인지 고민되는 부분이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로의 변환기’  

얼마 전, IT플랫폼 창업자들의 통 큰 기부가 우리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코로나 상황에서의 기부라 더욱 반갑고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사실 이들의 성공은 일정부분 코로나의 수혜도 있었기에 그 이익의 환원 측면에서도 시의적절한 기부라고도 생각된다.

즉, 코로나19가 비대면 디지털화를 가속화시켜, 디지털 플랫폼 툴을 활용한 비즈니스에서는 엄청난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디지털 대변혁이라고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사회에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선수필승, 승자독식의 방식으로 성장을 주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곡점에서의 필요충분조건은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로서 그 핵심이 SW라고 할 수 있겠다.

이시기엔 SW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게 되며, 인공지능 시대로의 진입이 불가능해 새 흐름에서 낙후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기와 전라북도 산업구조’  

흑돌과 백돌이 번갈아 두어지는 바둑에서는 먼저 두어지는 ‘선수’의 기회가 승기를 가져온다고 한다.

공평한 기회일지라도 누가 먼저 좋은 자리를 선점하느냐가 전체의 판세를 좌우한다는 의미이다.

열거하기 힘든 여러 이유로 과거 굴뚝산업의 변환기에서 전라북도는 ‘선수’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농업의 가치를 살려 농생명·바이오 산업으로 고도화를 꾀했고 관련된 인프라도 집적화 되었다.

따라서, 코로나19로 가속화 된 디지털 산업으로의 변곡점을 맞는 지금이, 이런 분야에서 전라북도가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때마침 전라북도는 데이터, IT기술 등을 지원하는 기관과 인프라를 속속 구축 중에 있어, 기존의 농생명·바이오 산업과의 융합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지역경제 성장을 이끌어가는 방향은 이러한 IT/SW인프라 등을 기존 산업과 연결, 융합하는 방식이 우선되어야 하며 이 흐름의 큰 축 또한 혁신창업이기를 바란다.



‘융·복합 스타트업이 가진 혁신’  

산업혁명의 변환기는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키는 요람이다.

기존 산업의 자양분을 흠뻑 머금은 대기업이 여러 마찰요소로 혁신과 변화에 속도를 내지 못할 때, 인간의 수요를 최신의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무섭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에 이런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는 대규모 인프라나 하드웨어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혁신창업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는 일들을 창업유관기관 모두가 동참하여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목표와 방향,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실태파악과 전략 수립 또한 새롭게 준비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지역의 창업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움직이도록 할 것이며, 동시에 그 목표가 하나의 사업 추진이 아닌 디지털 대전환기에 지역경제의 판을 바꾸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과 혁신적 아이디어가 반영되는 창업문화가 작동하고, 농생명·바이오 중심의 창업클러스터는 중관촌, 스테이션-F에 버금가는 창업 서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하면서 말이다.

/박광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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