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옥작가 '호랑이의 눈물' 전주 남고산 설화
목숨보다 귀한 가족사랑 이야기 담겨

권옥 작가의 신간 ‘호랑이의 눈물’은 호랑이가 해동이와 달순이 남매의 지극한 효심에 감동하여 눈물짓는 이야기다.

남고산 중턱에 사는 해동이와 달순이는 한쪽 다리와 귀를 다친 아버지를 돕는다.

어느 날 약초를 뜯으러 산으로 올라간 아버지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든 남매는 호랑이가 아버지를 잡아먹으려는 똑같은 꿈을 꾸게 된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순간 밖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나고, 꿈속에서 본 호랑이가 집으로 찾아와 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내놓으라고 한다.

어찌 된 일인지 호랑이는 남매의 효심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린다.

도대체 남매는 어떻게 무서운 호랑이를 감동시켰을지 궁금증이 떠오른다.

아이들은 세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꿈을 키우며 자란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할아버지, 부모님에게 듣는 이야기는 아이의 가치관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자신이 사는 지역의 이야기는 자신이 뿌리내린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랑이의 눈물’은 전주시 남고산에 전해오는 설화로, 1990년도에 전국 각 지역의 설화를 채록한 자료집 ‘전설지:전라북도편’에 ‘호랑이 바위’ 전설로 나와 있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는 옛날부터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아직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세대 간 소통의 통로가 되는 ‘무릎동화’ 문화를 되살려야 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남매가 목숨을 아끼지 않는 지극한 효심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매는 밥을 먹을 때도 부모님을 생각하고, 산에서 떨어진 알밤만 보아도 부모님을 먼저 떠올리는 마음이 큰 아이들이다.

남매는 꿈속에서조차 위험을 무릅쓰고 호랑이에게 맞선다.

부모님을 잡아먹으려는 호랑이 앞에 용기 있게 나서며, 목숨을 아끼지 않는 남매의 효심에 호랑이가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다.

호랑이의 눈물은 동했 물감을 사용해 밝고 맑은 색감으로 표현하였고, 잘 어울리는 한지 위에 그림을 담았다.

얇은 붓으로 한 올 한 올 호랑이의 털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으며, 인물보다 호랑이를 훨씬 크게 그려 무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일렁이는 긴 눈썹과 수염은 호랑이의 센 기운을 더해준다.

그림책 장면마다 호랑이를 색다르게 배치하여 보는 재미를 더했다.

호랑이를 화지 안에 가두지 않고, 일부분은 과감히 바깥으로 배치했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그려 전설 속의 신비로운 호랑이로 표현했다.

복숭아빛 구름 사이로 등장하는 꼬마 신령은 주근깨와 주황색으로 귀엽게 물든 뺨이 개구쟁이 같은 느낌으로 친근함을 더해 준다.

저자는 아랫목 이불 속에서 듣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구수한 무릎동화 문화를 되살리고자 20여 년 동안 이야기 들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책으로도 재미나게 놀고 싶은 마음에 어린이문화연구소 책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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