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물난리를 겪었던 익산 중앙시장이 7일 불과 이틀 만에 또 침수됐다.

단 15분 동안 내린 집중호우에 상가 50여 곳이 물에 잠긴 것이다.

원망스러운 물길은 상가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상인회 추정 점포 50여 곳이 피해를 봤다.

이틀 전 장맛비로 200여 곳이 이미 침수됐는데, 피해 복구도 하기 전 또 난리를 겪게 된 것이다.

물난리를 겪을 정도의 큰 비도 아니었지만 익산시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음날 9일 익산시는 놀라운 사건과 마주친다.

물난리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피해상가로부터 3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맨홀 땅속이 이번 사건의 지원지로 지목됐다.

빗물이 흐르는 관에서 노동자들이 찢어지고 휘어진 플라스틱 공사자재들을 끊임없이 끄집어내고 있었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땅속 하수관으로 들어가 봤더니 폭우피해가 난 시장에서 만경강 쪽으로 향하는 하수관로 안에 어마어마한 양의 공사자재가 빗물에 휩쓸려 관로를 틀어막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8월부터 관로 안쪽을 해당 PVC 자재로 감싸 보강하는 노후관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모르타르로 고정시키기 전 비가 내리면서 무너져 내린 자재가 우수관로를 막았고, 결국 대규모 침수로 이어진 것이다.

한마디로 하수관 소재로 사용된 자재들이 물길을 막으면서 물의 흐름을 방해하며 빗물이 역류, 익산 창인동 일대 상가의 최근 침수 피해 원인이 된 것이다.

시공사측도 이점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공사 역시 사고 경위서에서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일부 구간에서 배수가 안 되며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혀왔다는 것.

이런 공사자재가 이렇다 할 안전조치도 없이 호우에 취약한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시공사측은 물론 자치단체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차라리 자연재해였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시공사의 안이한 공사와 부실한 관리감독이 낳은 인재라는 점에서 시장 상인들은 분개하고 있다.

시는 또 다른 원인이 있는지, 또 해당 공무원들이 공사를 제대로 관리·감독을 했는지 특별 감찰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침수 피해 규모는 21억7천여만 원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사전에 물난리에 대비해 철저한 조사를 벌이고, 무리한 공사만 강행하지 않았더라도 이런 일은 애초부터 발생되지 않았을 일이다.

명백한 인재에도 과실 여부를 따지는 과정에서 시장상인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속한 지원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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