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접속자가 많아 대기 중이며 잠시만 기다리면 서비스로 자동 접속됩니다.”

50~52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실시된 지난 20일 백신접종 사전예약시스템 ‘먹통’ 사태가 또 터졌다.

이는 지난 12일과 14일에 이어 벌써 3번째다.

세계적 팬데믹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 모범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 인터넷을 보유하고 IT강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닌 3번이다.

백신 예약 홈페이지가 처리할 수 있는 동시접속 건수는 30만 건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한 사람이 스마트폰과 PC로 접속하는 경우가 있고, 부모 대신 예약하려는 자녀들도 많아 당시 최대 1000만 건이 동시에 몰리기도 했다.

정부는 “예약 개통 직후에는 접속을 피해 달라”고 호소하지만 55∼59세 예약 당시 예고 없이 ‘선착순 마감’이 벌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약하다.

이번 먹통사건과 관련, 국회 이용호 의원은 논평을 통해 “‘먹통’사태 자체가 놀랍다기 보다는, 오히려 백신접종을 간절히 원하는 국민들을 ‘클릭테스트’에 빠트려 놓고도 예약시스템 개선을 못하는 방역당국의 허술한 대응이 이해가 안 될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말 백신 수급에 아무 문제없이 충분한 백신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했다면 누구나 줄을 서서 접종하면 될 일이지만 현실은 모더나 백신 도입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부는 화이자 백신을 맞아야 하고, 접종 시점도 한 주 연기되는 등 국민들만 온갖 테스트 대상이 되고 있을 뿐이라 의문을 더욱 증폭시켰다.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백신접종하려면 온 가족이 나서 클릭전쟁까지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려진 바로는 비공식 통로를 통해 예약 시스템에 접속하는 ‘뒷문 예약’도 많았다고 한다.

접종 대상자가 743만 명인 50대 예약에서 혼선을 막지 못한 마당에 앞으로 1900만 명에 달하는 40대 이하 예약을 진행할 때 또다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유행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는 정부의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사소한 일이 반복되면 정부의 방역행정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깨지고, 어느 틈에 불신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국민은 정부의 말을 따르지 않게 된다.

국민의 협조는 정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상기하고, 앞으로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버 증설, 접속자 분산 등 대책을 통해 신뢰회복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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