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업계-유통업체
소맥-원유값 올라 인상해
동네빵집-커피숍 타격 커
소비자 장바구니물가 비상

올해 2분기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즉 1분위 가구가 2분기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에 지출한 월평균 금액은 24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12% 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즉 1분위 가구가 2분기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에 지출한 월평균 금액은 24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12% 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밀가루와 우유값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소비자는 물론 동네 제과·제빵업체와 커피숍들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밀가루와 원유는 기본 원자재인 만큼 식료품가격 연쇄 상승을 불러와 장바구니물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출 부진을 겪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3일 도내 제과·제빵업계와 유통업체에 따르면 밀가루 원재료인 소맥가격이 크게 오름에 따라 국내 주요 밀가루 제조사들이 결국 공급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소맥 선물 가격은 지난달 기준 680달러로 1년 전보다 38.7% 올랐다.

이에 이미 식품업계에서는 라면, 과자 등의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지만 동네 빵집들은 제품가격 인상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인근 주민이 단골로, 100원에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떠안아야 할 부담이 커지는 만큼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처한 것이다.

전주시 효자동2가 휴먼시아 단지 부근의 A빵집 주인은 “기존의 공급가의 10% 안팎인데, 여기에 계란가격까지 이전보다 크게 오르다 보니 원재료 부담이 크다”며 “프랜차이즈점이야 3~6개월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당장은 타격이 아니겠지만 우리 같은 영세한 업체는 바로 타격을 입는다. 그렇다고 그럴 때마다 가격을 올릴 수도 없지 않느냐”면서 말끝을 흐렸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유 ℓ당 가격이 926원에서 21원(2.3%) 오른 947원이 적용된다.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정부와 유업계에서 시기가 좋지 않은 만큼 이를 반대하고 나섰지만 낙농업계에서 사료 등 원자재값이 오른 만큼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음에 따른 것이다.

이에 지난 1일부터 공급받은 원유에 대해 인상된 가격으로 대금을 내야 한다.

아직 인상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는 시간의 문제일 뿐 우유값 상승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제과·제빵업체보다 우유를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커피숍의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주새연초등학교 인근의 C커피숍 주인은 “프랜차이즈의 경우 인상분이 적용하면 그동안 누적된 물류비, 인건비 상승까지 고려해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지만 동네 커피숍은 쉽지 않다“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동네 빵집과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라떼에 들어가는 원재료 중 우유가 약 40%는 차지한다. 우유가격이 오르면 다른 음료보다 라떼류 손해가 클 것”이라며 “지금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겨우 임대료를 내는 수준인데, 앞으로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밀가루와 원유가격 인상이 외식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초등학생 남매를 둔 이자은 씨는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다 오른다는 소식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유를 사놓을 수도 없지 않느냐”며 “무엇보다 우유나 밀가루가 들어간 제품은 다 오른다는데 그럼 안 오르는 게 있겠느냐. 당장 아이들 간식비부터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김성아기자 tjddk@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