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9학급 전교생 341명
총동문회 인문계전환 성명
군산 여고 과밀 해소 필요
남녀공학 인문계전환 주장

역전의 명수로 잘 알려져 있는 80년 전통의 군산상업고등학교가 수년 사이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인문계 전환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지난 1941년 4월 1일에 군산 공립 상업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은 군산상고는 그동안 직업계 고교로서 자리매김을 해 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 속에 직업 교육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수년 사이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상고는 현재 1학년은 부사관·창업경영·금융정보과, 2학년 세무행정·창업경영·금융정보과, 3학년은 세무행정·금융정보과로 나눠져 있다.

학급수는 지난 1992년도에 30학급을 인가 받았으나 점점 줄어들어 현재는 19개 학급에 불과해 졸업생도 감소하고 있다.

또한 학생수는 1학년 107명, 2학년 110명, 3학년 124명 등 전교생이 341명이며, 여학생은 1학년 3명, 2학년 7명, 3학년 2명 등 12명으로 남녀공학이라는 말을 무색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군산상고 총동문회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머지않아 폐교의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에 군산상고 총동문회는 지난 28일 인문계 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앞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총동문회는 “급격한 신입생 감소가 거듭되면서 머지않아 폐교의 위험까지 처하게 될 상황을 바라보는 동문들은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군산상고는 학생과 교사가 기피하는 학교가 돼 가고 있다”며 “학생들은 교사의 교육을 거부하고, 교사도 학생들 가르치는 것을 버거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의 자부심이었고 직업 교육의 산실이었던 전통의 학교를 이렇게 무너지게 둘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군산의 자랑이었던 군산상고를 직업교육 퇴락이라는 시대의 조류에서 건져내야 한다”며 “총동문회는 인문계고 전환 운동을 범시민적 차원에서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총동문회는 전북도교육청에 군산상고를 남녀공학(남4학급, 여4학급) 인문계 고교로 전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군산상고 인문계 전환을 위한 노력에 군산상고 구성원들과 군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동문을 중심으로 한 지역 내 반응도 뜨거워 인문계 전환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높아지고 있다.

A동문은 “취업률과 진학률이 20%도 안 된다는 것은 사실상 직업계고 명분을 상실한 것”이라며 “군산지역 여고생들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서도 남녀공학 인문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B동문은 “지난 2006년에도 인문계 전환을 시도했는데 제반여건 부족 등으로 무산됐지만 시간이 흘러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폐교 상황까지 몰고 갈 것이 아니라 미리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동문도 “인문계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실을 직시한 도교육청의 의지가 필요하다”며 “내년 교육감 선거 출마 후보자 공약에 이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은 최근 2022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 조정에 따른 입학정원 배정을 통지했다.

이번 조정에서는 군산지역 여고생들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군산여고에 10학급에서 2개 학급을 늘린 12개 학급을 배정했다.

교육부 및 전북도교육청 방침은 학급당 27명이지만 군산지역 여고의 경우 31~35명으로 도내에서 가장 높은 학급당 학생 수 과밀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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