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이가’에 대해 한마디로 답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철학적, 생물학적 외에도 다양한 관점에서의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편적 인식 안에서 모든 사람에게 통상적으로 인식되는 인간에 대한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뜻이 있다.

그것은 사전적인 뜻으로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을 갖춘 존재’를 말한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로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적어도 인간이라면 어느 정도 가져야 할 일정한 자격과 품격을 갖추지 않으면 인간으로 인정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짐승의 탈을 쓴 인간’이라는 말로 인간으로서 자격 미달임을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말은 적어도 인간은 다른 동물과 차별된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도 말한다.

모든 만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로 ‘오묘한 힘과 지혜를 가진 만물 중에 우두머리’라고 말한다.

일정한 자격과 품격은 공동체 안에서 가져야 할 질서와 도덕과 윤리의 책임을 가지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여 타인에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인격적 손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높이여 귀중하게 여긴다’는 말이다.

존중이란 말은 흔히 사용하는 말인데도 그 의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원하는 것을 충족하는 것으로 이루려 한다.

그래서 충족함이 크면 클수록 자신이 가지는 기쁨은 비례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수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추구를 위한 마음이 자신만이 아닌 타인에게도 간절하게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자신과 타인을 구별해서는 안 된다.

즉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추구를 해치거나 파괴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각 개인이 가진 인격적 권리에 따른 공동체의 질서 안에서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관계없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이 권리에 대해 합당한 행위를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그런데 인간이 자기애(自己愛) 덩어리여서 자신에 대한 편애와 편견으로 인해 자신의 유익함에 빠르게 된다.

즉 자신과 타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에 차별을 두게 되는 것이다.

자신은 타인에게 존중받으려 하면서도 자신이 타인을 존중하는 것은 어려워한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인식하지는 않지만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이에 대한 강한 의식이 자존심이다.

이러한 심리적 모습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상대적 정당한 행위를 하는 것을 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치우치면 교만이 될 수 있고 타인에게 지나치게 치우치면 굴욕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지키면서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올바른 인간으로서의 자세라 생각된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동체 안에 인간으로서 책임을 버리는 것으로 저급한 인품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대가 이러한 저급한 인품의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것이 문제이다.

지난 달 익산에서 부모가 과거 다른 형제와 차별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어머니도 폭행해 다치게 하고 본인은 태연하게 거실에서 잠을 자다 체포됐다.

서울에서 40대 평범한 회사원이 이혼 소송 중 친정아버지와 함께 짐을 가지러 온 여성과 말싸움을 벌이던 끝에 평소 집에 보관하던 장검을 아내에게 휘둘러 숨지게 했다.

부모는 눈 앞에서 자녀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 했다.

대구에서 할머니가 잔소리하고, 심부름을 시켜서 짜증이 났다는 이유로 10대 형제가 자신들을 키워온 할머니를 할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6월 새벽 술에 취해 자신의 집에서 20개월 된 영아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과 발로 1시간 가량 폭행해 숨지게 하고 숨진 아이의 친모인 B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겨뒀다.

학대 살해 전에 아이를 강간하거나 강제 추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일으켰다.

인간으로 보기에는 전혀 이성적 사고를 가지지 못한 행위들이다.

인간으로서의 자격이나 품격을 조금이라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어서 언급하기조차도 어려운 일들이다.

사람 안에는 절대 악이나 절대 선만 존재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아무리 성인군자라 해도 완전하지 못하여 허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단지 인간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위해 좀 더 자신을 이성적으로 통제하고 절제할 뿐이다.

타인에게 악을 행하는 사람도 가정에서는 자상한 부모요 사랑하는 남편이 될 수 있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인식에 따른 이기적 행위로 인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차별된 인식과 자기감정에 사로잡힌 분노가 인간답지 못한 행위를 만들게 된다.

그런데 누구나 이러한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하고 사회적 공분을 만드는 행위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인간으로서 공동체 안에 책임있는 행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남부교회 강태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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