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 사무처장 입장문서
"'2차 가해' 자살 생각해"
송의장 "슬기롭지 못한 행동
사무처장-도민께 사과전해"

도의회 의장의 폭언으로 불거진 의회 사무처장의 갑질 피해가 2차 가해로 번질 우려를 낳고 있어 주변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도의장의 갑질 폭언 문제가 사실은 의회 사무처장의 도의회 인사권 장악 때문이라는 헛소문이 더해지며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자, 피해 당사자인 사무처장이 직접 입장문을 내고 2차 가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김인태 도의회 사무처장은 25일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오로지 진솔한 사과 한마디였다”며 “그렇지만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아야 할 것 같아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입장문 작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사무처장인 본인이 내년 1월 13일 도의회 인사권 독립과 관련, 일부 직원과 결탁해 도의회 인사권을 장악하려 한 것이 이번 일의 발단이라는 것을 제보를 통해 들었다”며 “이처럼 터무니 없는 2차 가해로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 심적 고통이 큰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또 “ 100만 대한민국 공무원 역사에서 최종 인사권자가 아닌 사람이 인사권을 장악했다는 것은 그동안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공무원 인사는 철저히 법적으로 그리고 시스템으로 돌아가지, 절대 특정 개인의 의견으로 장악될 수도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도의회 인사가 어떻게 돌아갔는지에 관한 부분은 100여명의 도의회 직원들에게 확인하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일”이라며 “제가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데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자제하는 이유는 그 동안 쌓아왔던 정과 그분들에 대한 존중과 예의 차원”이라고 했다.

이후, 또다시 도의회 인사권 장악을 위해 이 일을 벌였다는 말들이 들릴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입장문에서 ‘자살’이라는 단어가 여러 차례 언급될 정도로 김 처장은 송 의장과의 갈등 이후 주변의 2차 가해가로 심적 고통을 크게 느껴왔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도 김 처장은 “대인기피증으로 전화벨 소리조차 무섭다. 처자식이 없었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며 “부득이 서면으로 입장을 밝히는 점 널리 양해해 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같은 날 송지용 도의회 의장은 이번 갑질 사건과 관련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슬기롭지 못한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서 사무처장(김인태 도의회 사무처장)을 비롯한 도민, 공직자들에게 송구하다”며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처장에게 진정성을 다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송 의장은 “일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차이가 있고, 일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내 생각만 한 것 같다”라며 “그분에게 마음의 고통을 준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틀 전 폭언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가 입장을 바꾼 데 대해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높은 목소리와 질타 등을 폭언이라 느꼈다면, 폭언 아니겠는가”라며 “이 시간 이후 제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챙겨보겠다. 이유 불문하고 최선을 다해 그분의 상처를 보듬겠다”고 약속했다.

송 의장의 이번 사과와 관련, 김 처장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서 배포한 입장문이 전날 송 의장의 사과 방문을 피한 후, 또 기자회견 전 뿌려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북도공무원노조도 송 의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다며 성명을 통해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오는 29일 전북도의회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공무원노동조합연맹과 함께 송 의장의 갑질 규탄과 도의회·민주당 전북도당의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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