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기초의회 및 단체장 선거에서부터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유형의 선거를 막론하고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캠프를 구성한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에서도 친한 친구를 중심으로 캠프를 만든다.

캠프는 인적·물적 요소를 총 망라한 조직체로써 선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캠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당선 여부가 결정되기도 하니 캠프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사실 선거캠프는 임시조직이기 때문에 불완전 그 자체다.

선거판에서는 "캠프의 조직이 완성될 무렵이면 선거는 끝난다"는 말이 거의 진리처럼 여겨진다.

게다가 캠프는 비온 다음 대나무 순이 자라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계속해서 팽창한다.

투표일 직전 까지도 멈추지 않는다.

이처럼 선거캠프는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후보 리더십의 시험대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후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리더십을 증명해야 한다.

게다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의 캠프는 작은 국가의 모습이기 때문에 캠프에서 국정운영의 리더십을 미리 볼 수도 있다.

규모 역시 방대하다 보니 리더십이 없으면 캠프를 이끌 수 없다.

캠프의 전략, 모든 부처에 해당하는 정책 총괄, 정책에 따른 재원 대책, 캠프 구성원에 관한 인사, 캠프의 정책 등에 관한 홍보, 국가의 현안에 대한 대응책 마련 등 국정 운영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캠프에서 수행한다.

이렇듯 캠프는 국정의 연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캠프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사람을 기용할 것인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는 후보가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들은 후 결정하겠지만 무엇보다 후보의 복심이 가장 중요하다.

직간접적으로 수천에서 부터 수만 명에 이르는 조직을 통할하려면 후보의 개인적 능력은 필수다.

후보가 직접 모든 캠프 구성원을 관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위원장이나 본부장급의 인사를 임명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부터 후보의 리더십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렇다 보니 후보가 캠프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 향후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국정운영에 있어서의 리더십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국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은 캠프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분란만 야기하며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후보자가 국가를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유권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리더의 자질이 부족한 후보를 신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후보의 캠프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이 무엇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윤 후보는 캠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준석 당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조차 포용하지 못했다.

후보의 최측근, 소위 '윤핵관'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이 제대로 나올 리 없다.

모든 게 멈췄다.

가장 큰 문제는 윤 후보 자신이다.

포용력도 없고 정책 비전도 없다.

아직도 검찰총장, 검사의 경직된 마인드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과연 윤 후보에게 리더십이란 게 있긴 한 것일까? 이런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후보와는 너무 대조된다.

이 후보도 비대한 캠프로 인해 곤욕을 치른 적이 있지만 신속하게 조직을 개편해 대오를 갖췄다.

이후에는 거의 매일 같이 '소확행 공약'(작지만 행복한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선거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식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

캠프는 후보가 이끌어갈 국정의 거울이다.

캠프에서 후보의 리더십을 볼 수 읽을 수 있다.

3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 망설이고 있다면 후보의 캠프를 보라.

캠프에 답이 있다.

/이로문 법학박사·민주정책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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