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든지 자신이 속해 있는 범위 안에서의 구성원들은 잘잘못을 떠나 거의 무조건식의 칭찬 일방통행이 대부분이다. 장기나 바둑을 두면 대국을 두는 본인들은 잘 모르지만, 옆에서 훈수하는 사람의 눈에는 전체적인 맥이 잘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이번 대선을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력주자의 4자 TV 토론이 마침내 열렸다. 후보자가 속해 있는 정당들은 우선하여 자신이 속해 있는 정당의 후보자가 최고 잘했다고 치켜세우면서 자랑을 하고 있다. 

물론 유력 후보자가 속한 이재명 후보자와 윤석열 후보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질문과 답변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국정철학과 청사진 등이 있어야 할 것인데 조금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국정철학과 미래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밝히는 것보다 철 지난 상대 후보자를 검증하는 듯한 토론으로 일관하며 정작 다른 후보자가 질문하거나 내용을 토론할 때는 이 사안을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이 자주 연출되었다.

자신이 속해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최고의 토론이었다고 자화자찬하는 진영논리가 인터넷 등 포털에 게재되고 있는데 위에서 밝힌 것처럼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진영 논리일 뿐이지 국민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 듯한 모양새이다.

지금 정권교체의 열망이 50%를 넘나들고 있는데 정작 정권교체라는 숙명을 가진 진영에서는 지지율이 이보다 훨씬 낮은 이유를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같은 정당일지라도 당선자가 정권교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정권교체는 바로 집권 정당의 교체라고 할 수 있기에 지금 야당인 국민의힘으로 당선자가 나올 때 정권교체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런데 과거 대선을 보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요즈음은 후보자의 본인이나 가족관계 리스크가 너무 커서인지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출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주자들을 검증하는 것이 그들의 정책이나 미래를 위한 공약 등이 매우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TV 토론에서는 여기에 알맞은 주제를 통해 적절하게 후보자의 자질을 엿볼 수 있고 그들의 생각을 유추해 볼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막무가내식의 비리검증을 위한 질의와 응답 등이 장황하게 진행되다 보니 국민이 진정으로 듣고 싶은 사안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나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무한존경과 신뢰를 통해 평생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함께 해야 하는 생각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TV 토론의 첫 번째 상황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잘 보여진다. 해박한 지식과 언변이 뛰어난 후보가 있는 반면 아직도 자신의 공약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선캠프에서 교육하거나 훈련한 내용만 알고 있지 글로벌 세계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토론하는 자세 또한 군림하듯이 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이번이 첫 번째 4명의 TV 토론이라고 하지만 유력후보자들의 이전 발언 등이 회자하면서 팩트체크라는 말이 돌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사안에 대하여 맹폭을 가한다고 했지만, 이날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보다도 못한 시간만 끄는 결과를 낳았다.

대부분 여당 후보자에 대하여 야당 후보자들이 합세하여 질의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이날은 윤석열 후보자에 대한 질의와 팩트체크가 많은 것을 보면 아직도 후보교체론이 나올만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 TV 4자 토론에서 국민은 일단 첫인상에서부터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했을 것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미래가치를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토론의 승부를 냈으면 한다.
 
/이경로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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