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열어 본 SNS에는 참 희한한 장면의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인 윤석열 씨의 사진이다. 매일처럼 올라오는 사진들 그냥 보고 지나치지만 자세히 보고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KTX 맞은편 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로 두 발을 뻗고 있는 바로 그 모습이다. 필자도 회의 차 한 달에 몇 번씩 서울을 오가며 KTX 열차를 이용하지만 그런 광경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리에 경련이 있어 뻗고 싶었다는데 그렇다면 서서 다리를 뻗든지 정 앉아서 뻗는다면 구두라도 벗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 사진을 두고 언론과 유튜버들에 의해 도대체 윤 후보는 ‘공중도덕’도 알지 못 하는가 라는 비판이 많이 쏟아졌다. 

17일 열리기로 했던 대선 후보 관훈 토론은 또 무산되었다. 국민의 힘 윤 후보 측에서 도저히 일정을 맞출 수 없어서 할 수 없다고 했다 한다. 도대체 이게 몇 번째인가. 민주당은 유권자를 무시한다고 비판하였는데, 이건 무시를 넘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져 생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노동조합도 3년에 한 번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알 권리 충족 및 소신 있는 정책 발의를 위해 후보 간 토론회는 선거 규칙에 의무 사항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 최고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토론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 오만방자함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기인하는 것인가.

지난 8일 한국노총은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공식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 힘 측에서는 한국노총을 강하게 비판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 놓기도 했다. 윤 후보 측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에도 찬성하고, 타임오프 도입에도 찬성한다고 했는데, 마치 한국노총이 배신이라도 했다는 생각인가 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애당초 민주당과 정책 연대를 하고 있었고, 국민의 힘 측의 주장도 진정성이 현저히 떨어진 데 기인하는 것은 왜 돌아보지 않는가. 지난 번 임시국회에서 공공기관과 교사노조 타임오프는 국민의 힘 측의 반발에 의해 아예 본 회의에 상정조차 되지도 않은 사실을 금새 잊어 버렸는가 말이다. 하물며 자기들 편을 들어 주지 않는다고 노동조합 최상위 조직을 함부로 비판한다는 것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이제 대선이 22일 남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으로 뽑을 인물이 없다고들 말한다. 또한 20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에 존경할 만한 대통령이 없었다는 비판도 많다. 저명인사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 사람들은 미국의 대통령이 많다.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정당정치인 한국 사회에서 당이 잘 못하면 바꿔야 하고 대통령도 잘 못하면 탄핵해야 한다. 하지만 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5%를 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당선이 되면 현 정부 적폐를 강력 수사하겠다는 후보는 과연 떳떳한가. 정권 교체는 과연 누구를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인가.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코로나19로 힘들고 그에 따른 경제 위기와 집 장만하기 힘든 국민의 삶도 힘들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국제 정세에 대한 대응도 힘들고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것이 없다. 이런 힘든 시기일수록 능력 있고 품격 있는 대통령이 꼭 뽑혔으면 좋겠다.

어디에 내놔도 소신껏 자기주장을 펼치고, 이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면 좋겠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국격도 더욱 높이고 서민의 삶도 따뜻하게 보듬어 줄줄 아는, 존경받는 대통령이 우리 곁에도 꼭 있으면 좋겠다.

/박병철 전북농협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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